[차못쓴] 미세먼지 지옥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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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못쓴] 미세먼지 지옥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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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는 영화 속 디스토피아 같았다. 시커먼 상해의 밤하늘은 셀 수 없이 많은 마천루로 삐죽삐죽 빽빽했다. 마천루들은 저마다 거대한 한문 간판을 걸고 있었다. 각각의 간판은 퍼런 빛, 뻘건 빛을 냈다. 광선이 스모그 입자에 부딪혀 뿌옇게 흩어졌다. 블레이드러너 또는 퍼시픽림 속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상해가 국제도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살기에 좋은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마 3년 전이었을 것이다.

어젯밤 한국 서울의 풍경이 상해와 다르지 않았다. 서울은 미세먼지 감옥이었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고민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심장이 안 좋은 아들을 둔 A는  “아이 수술이 끝나면 외국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엄마 B는 내년에 호주로 떠난다. B는 “아이에게 미세먼지를 마시고 크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뉴질랜드 이민 알선업체 관계자 C는 “상담자 10명 중 2명은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정의학과 교수 D는 내게 “미세먼지 진짜 위험하다. 호흡기,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임신부한테는 특히 위험하다. 저체중아 출산이나 조산도 유발한다”고 말했다. 환경보건학과 교수 E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환기도 하지 말라. 외출하면 입을 자주 헹구고, 옷은 바로 빨아야 한다”고 했다. “삼겹살은 소용이 없다. 기관지와 식도는 완전히 별개다.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은 없다”고도 했다.

나는 미세먼지가 무섭지 않았었다. 지금은 무섭다. 아들들 생각하면 소스라치게 무섭다. 놀이터에 나가자고 조르는 큰아들에게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갑갑한 마스크를 어떻게 쓰게 할 것인가. 폐가 안 좋은 작은놈은 또 어떻게 키울 것인가. 그 작은 입에 맞는 마스크도 없을텐데. 의사는 수술하면 둘째의 폐가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출근길, 나는 내가 쓴 마스크에서 나는 화학약품 냄새를 맡으면서 화학물질이 해로울지 미세먼지가 해로울지 생각했다. 지금은 공기청정기 렌탈을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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