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되지 않는 것들
kr-daily·@bur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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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 <p>오래간만에 꽃시장에 들렀다. 일찍 나섰는데 마침 내가 가는 방향</p> <p>도로에서 삼중 추돌 사고가 나 30분이면 갈 곳을 두시간이 걸려 </p> <p>도착했다. 라디오에서 교통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영문도 모른 채 </p> <p>주차장이 된 도로 위에서 답답했겠지. 하긴, 이유를 알았다고 해도 </p> <p>도로 위에서 괴로웠다. 오며 가며 총 세 시간이 걸렸는데 이정도 </p> <p>시간이면 먼 도시도 가겠다며 신랑에게 투덜댔다. </p> <p><img src="https://postfiles.pstatic.net/MjAxODA1MDNfNTkg/MDAxNTI1MzMzNzk5NTA5.g6-1CuKp7hmnGLJTLtdWbF_-uLNBb-HK9YWyabyX8GYg.dtIOgOgYfB-fioWZb19dnBaK6QtFnKX3FELKrnj_nVkg.JPEG.fylflower/image_5263370081525333787873.jpg?type=w966" width="600" height="750"/></p> <p>시장 다녀와서 컨디셔닝 해두고 이런저런 일상에서 처리해야할 </p> <p>일들 해두고 꽃잎에 살짝 상처입은 루코코리네를 잘라냈다. </p> <p>상처입은 모습도 너무 예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p> <p>아까우니 압화해두어야겠다. 날씨는 또 왜 이렇게 변덕스러운지. </p> <p>맑았다 비가 쏟아졌다 천둥이 치고 우박이 쏟아지고의 반복이었다. </p> <p>나란 인간 같다 꼭. </p> <p><img src="https://postfiles.pstatic.net/MjAxODA1MDNfMTQg/MDAxNTI1MzMzODAxNTU2.bMKl9iYqxVlZN5KEqCsDwPO-k9SV2M8h9OFrBHoJmwcg.kNDclJWKt5Vb7Qzwx3HdCyd34L-F4WZSW1dOPCbhzvAg.JPEG.fylflower/image_2354342851525333787867.jpg?type=w966" width="600" height="687"/></p> <p>음력으로 생일을 치르는 엄마의 올해 환갑이 5/8이라 </p> <p>6일부터 울산에 들러 시가, 우리집 이렇게 머물 예정이다. </p> <p>미리 어버이날 주문해주신 단골 손님들의 주문을 정중히 거절했다. </p> <p>일찍이라도 내가 만든 꽃을 받고 싶으시다는 분들이 몇 분 계셔</p> <p>바구니나 플라워박스 등을 만들기로 했다. 감사하다. </p> <p>사입한 꽃들 중에 루코코리네가 제일 좋다.</p> <p>구근류와 덩쿨을 가장 좋아한다.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어도 </p> <p>아름답고 시들어도 아름답다. 이 존재 자체가 나에게 버겁지 않다. </p> <p>있는 그대로 좋다.</p> <p><br></p> <p>최근에 아주 오랜 친구로부터 나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p> <p>말을 들었다. 말 자체로는 참 그럴싸한 문장이다. </p> <p>그 말이 나를 아주 불쾌하게 했다. </p> <p>어떤 일로 인해 친구와의 관계가 어그러졌는데 </p> <p>나는 친구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p> <p>않았다. 또한 친구로부터 값싸게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p> <p> </p> <p>소화되지 않는 버거운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p> <p>가끔은 종종 내 자신도 버겁다. </p> </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