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날|| #22 아빠가 오빠
kr-essay·@chocolate1st·
0.000 HBD||그래도 봄날|| #22 아빠가 오빠
 ----- <br> 너는 가끔 날 아빠라 부르곤 했다. 아마도 오빠를 부르려다 실수한 것이리라. 아빠와 오빠. 비슷해서 그런 걸까. 그날도 널 조수석에 태우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기분 좋은 듯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맞춰 흥얼거리는 너. 그 흥얼거림에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갑자기 할 말이 생겼는지 넌 날 급하게 부른다.  “아빠! 있잖아….” 넌 또 날 아빠라 부른 걸 모른 체 얘기를 이어갔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주의를 줘야겠다 싶어 너의 말을 잘랐다.  “근데 왜 자꾸 날 아빠라 불러?”  “내가?!”  “응. 방금도 아빠라고 그랬어.” 넌 전혀 모르겠다는 듯 큰 눈만 동그랗게 뜬다.  “진짜? 정말로?”  “응. 그러니까 좀 조심해. 이번이 처음도 아니야.” 너에게 아빠 소리를 듣는 게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애교를 부리는 거 같아 혼자 배시시 웃고는 했다.  “괜찮아 오빤데 뭐 어때.”  “너 그러다 집에서 아빠한테는 오빠라고 그런다."  내 말에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넌 손뼉까지 치며 웃었다. 갑작스러운 너의 행동에 이번에는 내 눈이 커졌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아빠랑 같이 TV 보고 있는데 내가 아빠한테 오빠라고 그랬나 봐.” 난 할 말을 잃어 헛웃음만 나왔다. 우려했던 일은 이미 벌어져 있었다.  “아빠가 갑자기 정색하면서 ‘누가 니 오빠냐?’ 그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오빠라고 그랬어?’ 하니까 아빠가 ‘그래!’하고는 갑자기 방을 휙 들어가 버리시는 거 있지. 내가 오빠라고 불러서 삐지셨나봐.” 넌 아무렇지 않게 장난스레 얘기 했지만 난 어쩐지 아버지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분명 금지옥엽 키운 딸일 텐데 어디서 굴러먹다 온 개뼈다귀 같은 놈과 자신을 헷갈렸으니 서운할 만도. 그리고 아빠를 오빠라 부른 게 처음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좀 조심해. 나한테도 아빠라고도 부르지 말고!” 넌 아무 걱정 없다는 듯 생글거리며 대답한다.  “뭐 어때. 어차피 오빠가 아빠 되고 하는 건데.” 난 할 말을 잃어 고개만 저었고 넌 여전히 기분 좋은 듯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불렀다.  <br> ----- ||이전 봄날들|| [#17 그리운 건](https://steemit.com/kr-essay/@chocolate1st/or-or-or-or-17) [#18 용기내어 꺼낸 말](https://steemit.com/kr-essay/@chocolate1st/or-or-or-or-18) [#19 어른이 된다는 게](https://steemit.com/kr-essay/@chocolate1st/or-or-or-or-19) [#20 안녕. 나의 작은 카페들아](https://steemit.com/kr-essay/@chocolate1st/or-or-or-or-20) [#21 걱정이더라](https://steemit.com/kr-essay/@chocolate1st/or-or-or-or-21) -----
👍 chocolate1st, dmsqlc0303, zenigame, dmy, rayheyna, bulsik, sailingtohappy, busy.org, leeja19, boostyou, songvely, feyee95, xinnong, energizer000, hyokhyok, happyworkingmom, saloon1st, springfield, romi, girina79, isaaclab, grapher, skan, tumble, webtooner, honeythegreat, indygu2015, jinuking, myhappycircle, ttongchiirii, okseoul, hellcat, sunshineyaya7, woolgom, lovehm1223, innovit, thecminus, kimssu, sobbabi, sadmt, zzoya, kimthewriter, khaiyoui, bree1042, daqtwcvg, bookkeeper, cagecorn, coldbeec, gidung, jeank, yong2daddy, virus707, morning, end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