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단 둘이 일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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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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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단 둘이 일본 여행
안녕하세요~ @creed19 입니다.

시작한지 24시간도 안되어 벌써 다섯번 째 포스팅이네요~
중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ㅎㅎㅎ

이 번엔 여행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할아버지와 단 둘이 함께 한 여행입니다.
조금 흥미가 생기시죠?!
그럼 시작합니다~!

### 할아버지와 여행가게 된 계기

제가 신입인 주제에 직장을 막 옮길 무렵, 3개월 정도 백수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어머니는 엄청 불안해하셨지만 저는 미드보고 테니스치고 개산책하고 띵가띵가 놀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보다못한 어머니가 제안하셨습니다. 
"할아버지 나이가 벌써 90인데 해외를 한번도 못나가봤어.. 엄마는 강아지들때문에 집 못비우고.. 너가 백수 일때 할아버지 모시고 여행 좀 다녀와라"

Why Not? Sure!!!!

이렇게 불쑥 할아버지와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모시고 여행을 갔다고해서 여러 친척 어른들과 동네 아줌마들이 효자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저는 꽁짜로 해외 여행 할 수 있는 기회라서 간거였지요 처음엔.. ㅠㅎㅎㅎ

### 여행준비, 암초를 만나다

여행을 계획한 날짜가 일본의 연휴여서 비행기표와 숙소를 잡는데 큰 난항을 겪었습니다. 비행기는 그래도 감귤항공으로 잘 잡았는데, 숙소가.. 교토의 숙소가 씨가 말랐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AirBNB를 다운받았죠.. 불행의 씨앗이었습니다.
처음 에어비앤비 앱을 사용하다가 그만..교토 근방의 그지같은 방 1박을 2인에 50만원이라는 말.도.안.되.는 가격에 부킹을 해 버린 것입니다.
부랴부랴 집주인과 에어비앤비 본사측에 컨택했지만.. 집주인이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갈 수밖에 없는 상황.. 저는 여행 가기도 전부터 엄마에게 별의 별 욕을 잔뜩 들어야만 했습니다...ㅠ.ㅠ

다행히 에어비앤비 측에서 사정을 딱하게 생각해주어, 추후 이용할 수 있는 100불 쿠폰을 지급해주어.. 눈물을 머금고 그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집주인 새끼.. 그렇게 사기꾼으로 장사를 하다니... 아직도 이름이 기억 납니다.. 호시노 ...
어쨌든 이렇게 할아버지와의 일본 여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 일본행

아침 일찍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90이 넘은 연세이지만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시는 할아버지는 약간 들뜬 듯 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스스럼없이 지내긴 했지만 그래도 거의 처음으로 단둘이 오래 있게 된 것이어서 약간 어색하긴 했습니다. 기억나는건, 간사이 공항에 내려서 교토로 가는 기차에서 나눈 대화입니다. 광복절 날 얘기를 들려주셨어요. 그 때 10대 초반이었던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만세 소리에 뛰쳐나와 집으로 도망쳤다 하십니다... 어린 나이에 무서우셨나 봐요 ㅎㅎㅎ

아무튼 그렇게 교토에 도착해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편의점에 들러 홍차를 사는 것이었습니다.

![P20150920_115258000_7772792E-23D4-4D57-9D60-7090421FB74D.JPG](https://steemitimages.com/DQmdF797mB67a5qawL8rzTapJAK5XxQYzykmMfBXSLs8UQ7/P20150920_115258000_7772792E-23D4-4D57-9D60-7090421FB74D.JPG)
오후노 홍차... 뭐 그냥 홍차맛이었는데 괜히 좋드라구여 ㅎ.ㅎ

그렇게 교토에서.. 숙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정말 그 숙소는 교토 시도 아니고 교토 옆에 있는 도시에 구석진 곳에 있었습니다... 90살의 할아버지를 데리고.. 캐리어 2개를 끌고.. 지하철과 전차를 갈아탄 끝에.. 그 호시노 색히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호시노 색히는 만나자마자 우릴 반갑게 맞이해줬는데.. 예상대로 얄밉게 생겼더군요...

방을 안내해줬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거의 90도.. 할아버지 오르 내리다가 다칠까봐 내내 걱정이 됐습니다. ㅠ.ㅠ
그리고 호시노 색히 막 매트리스 맨발로 밟고 다니고... 하 이게 정녕 50만원 이란 말인가...
그리고 정말 열받았던 건 에어비앤비 후기에 나쁘게 남기지말라고 아주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나쁜 색히.. 암튼 이 얘기는 여기까지 하구..

그렇게 오후에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교토에 나갔다 돌아올 엄두가 안나서 그 동네만 한바퀴 도는 것으로 첫날을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좋았던 건 한국에 없다는 전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과 아주아주 부드러운 오므라이스를 먹었다는 것입니다. ㅎㅎ 
![P20150920_143150000_F495014A-08F2-4FAB-BF24-1501C10D2EA3.JPG](https://steemitimages.com/DQmUSLfA3dg1QwaVGG9GT2u6Xb8f21f43rJCgQx1rGJds6Z/P20150920_143150000_F495014A-08F2-4FAB-BF24-1501C10D2EA3.JPG)


그리고 빠칭코 가게!!! 엄청 큰 건물이 멀리서부터 보여서,, 저건 뭐지? 하면서 가까이 가봤는데 빠칭코 가게였다능...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울 할부지..ㅎㅎㅎ
![P20150920_182835000_D6862DC2-D2C9-4BFD-B22D-59AFC77E0407.JPG](https://steemitimages.com/DQmWcV3UvbrgCwuSZGF6T7kucGVwZpsukFdCzFUfPF6WJqQ/P20150920_182835000_D6862DC2-D2C9-4BFD-B22D-59AFC77E0407.JPG)

이날은 이렇게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을 기약했습니당.

### 교토 관광!

교토는 정말 좋았습니다!
![P20150921_104339000_7D0FE486-D39D-432E-9CF6-CF787430CF9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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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수사에서의 분위기와 날씨는 정말 좋았고

![P20150921_114829000_0A84E2C0-3745-428D-92E9-19854B4F884B.JPG](https://steemitimages.com/DQmc8pevdaJho4WaobfgYChpvqvXaQL8XZwbSRkpaviiCg5/P20150921_114829000_0A84E2C0-3745-428D-92E9-19854B4F884B.JPG)
신사에서 기모노입은 여학생들과 사진도 찍고 (할아버지 좋아하신다!)

![P20150921_155313000_D6ABF6C3-8C5A-41D2-BF53-F5017C4C2807.JPG](https://steemitimages.com/DQmWgbacmrzoJAgCJvV9SJF3bRqRzdBRXqTPDxxusTqrKdx/P20150921_155313000_D6ABF6C3-8C5A-41D2-BF53-F5017C4C2807.JPG)
온천갔다가 이상한 조형물도 보고 (무서운 피노키오...?)

![P20150921_125448000_64D45B9B-506B-4BD3-AF70-C06976A93F72.JPG](https://steemitimages.com/DQmZdnjUsgh51fH8vXPpeERsbhzms5QAk2ds4yQ47zcjWer/P20150921_125448000_64D45B9B-506B-4BD3-AF70-C06976A93F72.JPG)

![P20150921_195225000_9B2A79E3-D068-4634-A34B-C86284E8BD34.JPG](https://steemitimages.com/DQmUwmd4b15ZqpF3pkxKb91aGfgrCsJB4t5mQPWzbRF4HeH/P20150921_195225000_9B2A79E3-D068-4634-A34B-C86284E8BD34.JPG)
호시노 색히가 추천해준 라멘도 먹고 돈카츠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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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에 가서 도게츠교 앞에서 사진도 찍고!

![P20150922_131720000_6ED40381-33DA-4158-89BB-3E601EEB8DB4.JPG](https://steemitimages.com/DQmZjSekmEUXuwFPVnE6ThLpj487dibga8BmLE1Y2YToiDD/P20150922_131720000_6ED40381-33DA-4158-89BB-3E601EEB8DB4.JPG)
원숭이한테 먹이 내놓으라고 협박도 당하고!!


![P20150922_163023000_AB711941-0DA4-4BF0-B632-5A2ABC027387.JPG](https://steemitimages.com/DQmZEzDVrU3Xe6own8gpZk8gLDZnv6hg2PVgwZWB3YLpSgq/P20150922_163023000_AB711941-0DA4-4BF0-B632-5A2ABC027387.JPG)
금수사(맞나?) 에서 금도 못 훔쳐오고..

![P20150922_183121000_DBD77605-4D44-43AC-B112-98088AEB4CA6.JPG](https://steemitimages.com/DQmRnJP5NdpNrGx7ZgX56z1AbFWFZQrqrKVmXiHgda6VHWt/P20150922_183121000_DBD77605-4D44-43AC-B112-98088AEB4CA6.JPG)
이거 교토역 지하에 있는건데 겁나 마싯어요...ㅠㅠ 

그러고 셋째날엔 오사카로 이동했어요.
저는 교토도 좋았는데... 오사카가 정말.. 저는 옷사입는거 좋아하는데,
오사카는 청담동보다도 옷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천국이었어요..
한큐백화점은 건물 하나가 통째로 남성복 전문이었고.. 백산 안경도 정말 좋았고 난바도 명품매장이 즐비했구..
할아버지 힘들어해서 오사카 제대로 못돌아본게 조금 한이 되었습니당..ㅠ ㅎㅎ

![P20150923_104227000_E5216688-F58E-4D25-B24D-FA86DF5E68E7.JPG](https://steemitimages.com/DQmZDgu7XMGF7qQE9pwcWoSX4dKQpvW8EzboVbkhEZvyHWJ/P20150923_104227000_E5216688-F58E-4D25-B24D-FA86DF5E68E7.JPG)
이렇게 스카이 정원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백산.PNG](https://steemitimages.com/DQmdGbx7NoJeP7vBqYcHwSd4ZHvtLpQeAt7iYS1fMPMPUqH/%EB%B0%B1%EC%82%B0.PNG)

백산 안경에서 안경도 사고 (개 드럽게 비싸)

밤에는 결국 할아버지 호텔방에 모셔놓고 혼자 도톤보리가서 배도타고 문어도 먹고 돈키호테 가서 쇼핑도 하고 그랬습니당 ㅎ.ㅎ
![P20150923_212058000_8D56D5FE-5686-44FF-8198-54D634EF1F99.JPG](https://steemitimages.com/DQmTKFDG41Pp9Q3gZhEBakpbGGiUNBbff19aeQUPnEwaZz2/P20150923_212058000_8D56D5FE-5686-44FF-8198-54D634EF1F99.JPG)

하 재밌었네용..ㅠㅠ 그립습니다.

갔다온지 벌써 몇 달 됐는데.. 할아버지 고새 더 늙으 신 것 같아요.. 

엄마아빠도 돌아가시겠지만 그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겠죠?
저희 친 할머니 할아버지는 다 돌아가셨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계신데.. 
외 할아버지는 그래도 저렇게 건강하시지만 할머니는 잘 걷지도 못하고 정신도 오락가락 하십니다..ㅠㅠ
그래서 여행도 같이 못가고...ㅠㅠ

내일 낮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전화라도 한번 해야겠어요!
이 글 보시는 분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께 더 늦기 전에 효도 합시다!

긴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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