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다운보트를
busy·@ddllddll·
0.000 HBD내 마음에 다운보트를
나는 아빠를 닮았다. 아빠를 아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붕어빵 틀로 찍어낸 것 같다고 말을 한다. 초등학교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친구들과 준비물을 사러 학교 앞 문구점에 갔는데 주인 할아버지가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너 000이 딸이지?" 하셨다. 내가 어떻게 어떻게 아셨느냐고 묻자 "모르는 게 더 이상하겠다, 너희 할아버지 이름은 000고! 너희 할아버지랑 내가 친구야" 하시고는 학용품을 선물로 주셨다. 길거리에 다니면 나는 모르는 어른들이 아는 체를 하셨다. 당시 '납치 예방 교육'을 열심히 받은 내가 경계하면 그분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 혹은 아빠의 이름을 말씀하시고는 - 내가 너희 할아버지 친구다 - 내가 너희 할머니 친구다 - 내가 너희 아빠 친구다 라고 하셨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어쩜 그렇게 아빠랑 똑같이 생겼니?"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나는 아빠랑 '닮았을 뿐'이다. 누구나 다 똑같이 눈 두 개, 코 한 개, 입 한 개가 있다. 하지만 생김새는 다 다르다. 누구누구를 닮을 수는 있어도 똑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어떤 두뇌 과학자가 쓴 글을 보니 우리의 겉모습보다 속모습이 더 많이 다르다고 한다. 모두가 비슷한 해골처럼 보이고, 쭈글쭈글 주름진 뇌도 그저 그렇게 비슷하게 보이지만 두뇌마다 제각각 조금씩 굴곡, 주름의 생김새, 파인 정도가 다 다르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모두 다른 경험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갖는 느낌, 기억, 생각이 각각의 두뇌에 작은 선이나 주름을 하나씩 만들기 때문에 천만 년, 억만 년이 지나도 똑같은 두뇌는 있을 수가 없다는 거다. '알면 알수록 괜찮은 사람'이라는 건 속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인가? 하지만 '나'에게는 괜찮은 사람이 '너'에게는 안 괜찮은 사람일 수도 있다. 괜찮다며 소개받은 사람이 내가 보기에 안 괜찮을 수도 있다. 겉모습이 우락부락 무섭게 생겨 겁을 먹었는데 알고 보니 다정한 사람인 경우도 있고, 겉모습이 악의 없이 선해 보여도 속으로 딴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를 안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 드러내지 못 하는 사정 하나 품고 있겠지 걱정, 고민 없는 사람 없겠지 그렇게 ~~똑같이~~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게 위안이 된다. 정말 웃기게도...  내가 내 글을 다운보트했다. 바로 취소했다. 깜짝놀랐다. ;;; 그런데 가끔 내 속마음에게 다운보트를 누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자주 있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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