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삼킨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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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HBD달팽이가 삼킨 이야기 (1)
 @zzing, @kiwifi님 감사히 사용 중입니다^_^ -------------------------------------------------------------------------------------------- ###### 아이의 이야기<br><br> 노란 유치원 버스가 내가 사는 아파트의 주차장으로 느리게 들어선다. 코너를 돌 때도 느릿 느릿,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느릿 느릿. 좌우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차창에 머리를 기댄다. 내 머리도 똑같이 흔들거린다. 거대한 노란 달팽이를 상상한다. 이 버스가 그 달팽이이고, 미끄럽고 축축한 거대한 달팽이의 몸 안에 내가 타고 있는 상상이다. 내 발은 바닥에 닿지 않고 떠 있는 상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잡을 것이 없어서 손을 뻗는 족족 미끄러지기 일쑤다. 버둥대는 발 끝에 물컹한 살이 닿는다. 현기증이 인다. 빨리 여기에서 내리고 싶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른다. 냉큼 일어나 앞문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세요' 라는 의미를 담아 선생님을 바라본다. 예쁜 눈이 일그러졌다 펴진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내민 손을 거둘까 망설이는 사이 하얗고 보드라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이 다가와 내 옷소매를 살짝 잡는다. 선생님이 내 옷소매를 들어 올리자 그 안에 든 팔이 마치 '저요!'를 외치듯 함께 위로 향한다. 나는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선생님의 엄지와 검지가 여전히 옷소매를 잡고 있어 조금 창피한 자세로 엉거주춤하게 된다. 휘청이며 보도블럭에 간신히 발 끝을 댄다. 입구 계단 참에 서서 돌아보니 달팽이는 이미 저만치 가는 중이다. "안녕히 가세요" 작은 목소리로 인사한다. 엄마는 마중나오지 않는다. 원래 보호자가 없으면 귀가지도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엄마가 원장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아무튼 나는 혼자 집으로 간다. 익숙한 동네, 익숙한 사람들...무섭진 않으나 조금...심심하다. 이게 어른들이 말하는 외로움일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을 누른다. 층이 바뀔 때마다 점멸하며 커지는 숫자를 눈으로 만져본다. 10, 11, 12... 딩동!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맡아지는 싫지만 익숙한 냄새. '헉' 숫자 세기에 열중한 나머지 12가 13으로 바뀌고, 잠시 뒤 알림음이 울리면 숨을 참아야 한다는 걸 잊었다. 오늘도 익숙한 냄새의 주인공이 복도에 나와있는 것이리라. 코너를 돌기 전, 살짝 고개를 내밀어 보니, 역시나 그 아줌마의 검정 치맛자락이 보인다.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는다. 나는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데, 가도 가도 제자리, 영원을 걷는 느낌이다. 그때, 담배 연기를 허공으로 내뿜던 아줌마가 내 쪽을 쳐다본다. 깜짝 놀란 내가 꾸벅 소리 없는 인사를 하자, 아줌마는 별 반응 없이 시선을 다시 먼 데로 옮긴다. 1305호. 우리 집이다. 도어락에 카드키를 대자 '띠리리' 경쾌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고요한 아줌마의 시간을 방해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서둘러 문을 닫으려다 아줌마의 시선이 닿은 곳을 바라본다. 별도, 달도, 구름도 없이 그저 맑기만 한 하늘. 아줌마는 왜 그곳을 보고 있는 걸까? --------------------------------------------------------------------------- 안녕하세요 디디엘엘입니다. 오늘은 둥이들을 재우고 뭔가 이야기가 떠올라 생각난 대로 급히 적어보았어요. 다시 읽고 고치고, 꼼꼼히 살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했어요. 둥이들이 곧 깰 것 같아서요.^_^;; 여기까지 생각한 내용이고, 나머지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고민을 더 해봐야 겠습니다. 부족한 이야기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는 시간은 늘 이렇게 아쉬운 법이죠. 좋아하지 않는 시간은 느리게 와서 빠르게 사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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