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옹기에 담길 깜냥의 부피, 깜냥을 담을 옹기의 크기.
kr-pen·@eternalight·
0.000 HBD[별담수첩] 옹기에 담길 깜냥의 부피, 깜냥을 담을 옹기의 크기.
https://steemitimages.com/0x0/https://cdn.steemitimages.com/DQmf721qTVGdGbpE6KnqjMPM1De7ygDsFTzXJ31ht7gLmMr/%EC%8A%A4%ED%8C%80%EC%9E%87%EB%8C%80%EB%AC%B8.jpg --- 안 그러했는데 요새 들어 머리통이 욱신거린다. 고작 열댓 명의 무리를 이끄는 무게가 나의 깜냥에는 버거운 것일까. 잘 하고 있어 왔다는 나의 믿음에 스스로가 무너지고 있다. 고작, 기껏이라는 단어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나의 옹기의 주둥아리는 어디쯤에 있고, 얼마나 담을 수 있을까. 고작, 기껏이라고 생각한 수면이 그 반대말에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깜냥을 담을 나의 옹기가 얼만 한지에 달려 있는 것이겠지. 내가 바라는 깜냥의 크기가 나의 옹기보다 벗어나면 넘쳐흘러 주워 담지 못해 버거울 것이고, 남이 바라는 나의 깜냥의 크기와 나의 옹기의 크기가 서로 맞지 아니할 때는 넘쳐도 문제일 것이고, 바닥이 보여도 문제일 것이다. 내가 가진 깜냥의 부피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남이 어떻게 보던 결국 나의 마음가짐이 그 크기를 가늠할 것이다. 그 깜냥을 가질 나의 옹기도 그러할까. 깜냥은 엄청 작은데 바라는 옹기만 크다면 담은 것이 적어 바닥이 보여 좌절할 것이고, 바라는 깜냥은 엄청 큰데 옹기가 작다면 그 탓을 자신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릴지도 모른다. 내가 가지려 하는 옹기의 크기도 아직까지는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가마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직 흙이 굳기도 전이라 생각하면 어떠할까. 이미 구워지고 굳어 그 크기가 정해진 옹기를 품고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벌써 나의 깜냥의 부피를 정해놓기는 이르다. 이미 나의 옹기의 주둥아리를 오므리기에는 이르다. 깜냥의 부피를 서둘러 담으면 아직 쌓여지지 않은 옹기가 담지 못해 넘쳐 흐를 것이고, 옹기의 크기를 빠르게 오므리기에는 물레에 담긴 흙이 아깝다. 아직은 흙을 모을 때일까. 언제까지 흙을 찾아다녀야 할까. 깜냥을 키울 것인가, 그것을 담을 옹기를 키울 작정인가. 바라는 깜냥의 부피와 옹기가 가진 그릇의 크기가 너무 커지면 깜냥은 넘쳐흘러서, 옹기의 크기는 커졌지만 두께가 얇아져 깨지고 말 것이다. 부족해 보여도 모아 둔 흙을 선별할 때이다. 아까워도 버릴 것은 버리고, 세울 것은 세워야 한다.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잔, 계영배. 아직 거기까지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일까. 결국, 깜냥의 부피, 그릇의 크기보다 얼마만큼 응축되느냐가 중요한 것일까. 글로 쓰고 생각하다 보니 별것도 아닌 것에 마음 쓰였고, 마음가짐에 따라 별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굳혀지고 구워지는 것이 아까운 나이이다. 나이가 들어 옹기가 굳어 구워지는 날이 온다면 그 깜냥을 옮겨 잔에 담아도 넘치지 않을 때가 오기를 바란다. 커다란 옹기에서 작디 작은 잔으로 가는 길이 재미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넘치지 않을테니.
👍 miqyk, boxes, kiryuha11, curiouscred, sodgelatin, ayay, abss, szsys, cjd, clunklarge, zcool, guangzhoulife, no-matter, busy.pay, chaelinjane, bree1042, dj-on-steem, ioioioioi, laylador, agee00, ab7b13, kyunga, ryanhkr, jamieinthedark, chocolate1st, asinayo, zzing, sintai, songa0906, feyee95, teaxen, sadmt, songvely, gghite, virus707, levoyant, yellocat, jeank, soosoo, hooo, emotionalp, boost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