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영화] 기생충- 이해되지 않아도 강렬한 영화
aaa·@fgom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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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3>*스포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스포 주의 *</h3>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하다가 거절당했다. 찝찝한 영화를 질색이라나. 잘 됐다 혼자 봐야지. 그동안 스포를 당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주의했던가! 스포 없는 말끔한 정신으로 혼자 집중해서 영화보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역시나 마음에 무언가 자꾸 걸린다. 한눈에 해석되지 않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하루 종일 자취가 남는 영화가 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처럼 떨쳐낼 수 없는 새롭고 괴로운 영화. 모든 게 이해되지 않지만 끝까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영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center> </center> --- <h4>부자에 대한 고정관념 비틀기</h4> 기생충은 부자와 빈자의 개념을 비튼다. 흔히 작품 속 가난한 사람은 선량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사회구조 속 억울하게 당하는 피해자로 그려진다. 부자는 악독하고 잔인하며 계산적이고 인간미 없이 그려진다. 5G 시대에 스마트폰 개통 하나 할 수 없이 반지하방에 사는 네 가족이 있다. 건축가가 만든 그림 같은 말끔한 집에도 네 가족이 산다. <center> </center> 민혁은 기우에게 과외 자리를 소개하며 말한다. >''사모님이 Young & Simple.. 하튼 좋아.' 젊고 예쁜 사모님 예상과 다르게 정말 Simple하다. 헛똑똑이. 사람을 잘 믿고 구김살이 없으며 교양 넘치며 맑고 밝다. 아이들도 진정 아낀다. 마음이 여려 눈물도 잘 흘린다. 집안일에 소질이 없어서 그렇지. 절친 민혁의 소개로 운 좋게 얻은 꿀 빠는 과외 자리. 위조 졸업증서로 속여서 얻은 그 자리에 불안해하거나 고마워하긴 커녕 기우는 대담하게도 좀 더 원한다. 이 집안에서 빼먹을 수 있는 건 모조리 빼먹어야지. 일말의 죄책감 없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하며 집 안에 모든 가족을 끌여들인다. 부잣집 소득이 기우의 집으로 꽤 적지 않게 옮겨지는 자체 복지제도를 실행한다. 거짓말에 사기가 보태진 게 씁쓸하지만. 이 영화에서 악당은 기우네 가족이다. 꼬일 대로 꼬였고 사람을 이용하고 조종한다. Simple한 사모님이 어리숙한 피해자이고. 피해자인지도 모른 채 해맑은. >"부자인데 착한 게 아니라 부자니깐 착한 거야. 내가 이 돈 다 가졌으면 나는 더 착해!" 어쩌면 저렇게 바보같이 당할 수 있을까. 조금만 조사하면 아니 한 번만 당사자에게 진실을 물어보면 진작에 들킬 만큼 허술한 거짓말을. 그건 그들이 부자라서 그런다.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고 믿을 만한 사람을 입소문을 통해 구하고 복잡한 일이 생기는 건 쉬쉬하니깐. 그렇게 사모님은 Simple한 부자고 그 덕에 기우 가족은 그 집에 기생할 수 있게 된다. --- <h4>나 어울려?</h4> 모든 것은 연기다.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럴듯하기만 하면 된다. 영어 과외도 미술 심리 치료 수업도 기사일도 가사도 이 집에 어울릴 만큼 그럴듯하게 해내면 족하다. 기우네 가족의 능력은 대단하다. 그동안 왜 백수로 먹고살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기우에겐 영어 수업을 해 낼 능력이 있고 부잣집 딸 다혜의 호감을 살만한 매력이 있다. 기정은 무슨 마술을 부렸는지 산만하고 말 안 듣는 5살짜리 꼬마를 데리고 얌전히 미술 수업을 한다. 기우는 케빈이 되고 기정은 제시카가 된다. 아빠는 30년 차 베테랑 운전 수고 엄마는 멤버십 한정 고품격 가사 도우미. 민혁의 자리를 대신한 기우는 민혁의 대사를 그대로 따라 한다. 그는 민혁이 되었다. 그런데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안 순간 기우는 불현듯 부자연스러움을 느낀다. <center></center> 사모님 가족이 여행 간 빈 집에서 그들을 조롱하듯 술판을 벌이고 맘껏 웃고 떠들었던 그는 이 공간이 지독히도 자신에게 스며들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그 공간이 익숙한 사람들이 번개 파티를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바깥 풍경을 보며. 분명 목욕하는 동생 기정은 참으로 자연스럽고 잘 어울렸건만 자신은 이 곳에 어울리지 않는다. 지하실 냄새 때문일지도 모른다. 빈자들이 공유하는 가난한 냄새. 어떤 섬유 유연제를 넣어도 지워지지 않는 냄새. 가난을 증명해주는 표식 같은 냄새. 그들의 거짓 연기로 사람을 속일 순 있어도 냄새까지 속일 수가 없다. 그 악취로 인해 그곳에 녹아들 수 없음을 확인한다. 그래서 그들은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녹아들 수 없는 무언가를 탐낸 죄 --- <h3>계획</h3> 기우는 계획하고 기정은 작업한다. 일이 한없이 꼬였을 때 감당할 범위를 넘어섰을 때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아빠는 말했다.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어차피 세상이 뜻대로 안 되니깐 계획대로 안되면 실망할 일만 잔뜩 생기니깐. 그냥 그때그때 적응해서 사는 게 최고의 계획이란 아버지. 그렇게 아버지는 계획하지 않은 일을 벌이고 계획하지 않았던 지하실로 숨어든다. 처절한 밑바닥으로 나락까지 떨어진다. 그리고 기우는 깨닫는다. 이 모든 걸 바로잡고 아버지를 구원하는 건 계획이란 걸. 돈을 많이 벌면 된다. 아주 많이. 정석대로 그러면 끔찍한 그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결국 계획은 세울 수밖에 없고. 결국 모든 건 세상 사람들이 말하듯 돈을 벌면 해결될 일이었다. 아버지가 틀렸다. <center></center> 기우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다른 사람처럼. 연기가 아니라 그곳에 어울리는 자격을 획득하기로 결심한다. 그 계획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채로 영화는 끝이 나지만. ---- 영화는 의외로 무겁지 않다. 중간중간 깨알 유머에 많이 웃었다. 신선하고 독특하고 흡입력도 상당하다. 그러다가 영화 장르가 공포 스릴러로 바뀌고 온갖 불안을 자극해서 끝까지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중간에 나갈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가슴을 쓰러내리며 생각했다. '이건 영화야. 영화라고. 괜찮아.' 몇 번이고 뒤통수를 맞았다. 나의 예측이 처음부터 끝까지 빗나갔던 재미가 있는 영화다. 절대로 다시 보고 싶진 않다. 이제는 마음껏 다른 사람들이 쓴 기생충 리뷰를 보러 가야지. 신난다. --- *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96243?language=ko-KR) * 별점: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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