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의 겨울,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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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yoon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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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겨울,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간다.
![KakaoTalk_20180107_232619191.jpg](https://res.cloudinary.com/hpiynhbhq/image/upload/v1515335307/hdq0p7d6rpeks2fro1eq.jpg)

이번 주말, 고3때 친구들과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는 고3 시절에 '팩토리얼'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름의 '모임?'을 만들어서 맨날 붙어다녔었는데 대학에 오면서 다섯이 같이 모이는 게 너무 힘들어졌다. 

(왜 팩토리얼이냐면, 그 당시 f(x) 에프엑스가 뜨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수학 기호로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팩토리얼 기호가 '!'  느낌표과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를 보면 깜짝 놀란다.. 뭐 이런..의미로 ....... ^^ 고3 시절의 우리.. 참 귀엽다.)

아무튼 그렇게 연락만 하며 지내다가 이번에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도 5명이 다 모이지는 못하고, 4명만 만나게 되었다. 

![KakaoTalk_20180107_232619526.jpg](https://res.cloudinary.com/hpiynhbhq/image/upload/v1515335518/utw2zjynoncbekldhgbf.jpg)

5명 중 나를 포함한 넷은 서울로 대학을 왔고 한명은 아직 제주에서 지낸다. 그러다보니 이번에 만나지 못했다. 우리가 이번에 모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친구 중 한명이 1년 어학연수로 미국을 간다. 1년 동안 못볼 친구를 위해 만난 자리였는데 만나고 보니 다 각자의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선 나, 고3이 끝나고 나는 재수를 했다. 재수가 끝나고 나는 대학생이 되었고 올해도 역시 학교를 다닌다.  나는 빠른 년생이라 어쩌다보니 곳마다 나이가 다르다. (빠른 년생 미워하지 마세요.. 본인이 젤 힘듭니다 ㅠ) 고등학교 친구들은 23살이다. 그리고 재수 후 대학에서 만난 동기들과도 그냥 친구로 지낸다. 그렇게 난 지금의 내 자리(대학 동기들 사이)에서  22살이 되었고 아마 돌아오는 학기가 내 다섯번째 학기가 될 것이다. 나는 대학교 3학년이 된다. 

내가 진짜 내 친구라고 여기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이제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 된다. 4학년이라는 의미가 어떤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친구들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KakaoTalk_20180107_232618198.jpg](https://res.cloudinary.com/hpiynhbhq/image/upload/v1515336015/yzloo3ctsvaqfwpfunyx.jpg)

팩토리얼 멤버 1 - 나랑 성격부터 좋아하는 것까지 닮은 ㅈㅇ이.
- ㅈㅇ이는 이번 학기 휴학을 한다. ㅈㅇ이 부모님은 ㅈㅇ이가 고시공부를 하기를 원하시고, ㅈㅇ이는 다른 것을 하고 싶어한다. 휴학을 하고 뭘 할거냐 물어봤더니 그 질문이 가장 싫단다. 그냥 쉬고 싶단다. 여유가 되면 여행을 다니고 싶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휴학을 하고 꼭 뭔가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 

팩토리얼 멤버 2 -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ㅈㅇ이.
 - 이 세상 모든 23이 대학생인 것은 아니다. ㅈㅇ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겠다며 정말 그냥 이것 저것 했다. ㅈㅇ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았고 학점은행으로 학점을 채우고 지금 편입을 준비한다. 사실 이날, ㅈㅇ이는 다음 날 편입 시험때문에 밥만 먹고 얼른 학원으로 돌아갔다. 대학을 가고 싶지 않다던 ㅈㅇ이가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나 역시 기쁘다. ㅈㅇ이의 편입 입시에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다. 

![KakaoTalk_20180107_232617643.jpg](https://res.cloudinary.com/hpiynhbhq/image/upload/v1515336270/bhlvo2p99fmyiwgwqdg6.jpg)

팩토리얼 멤버 3 - 지금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을 ㄷㅂ이.
- ㄷㅂ이는 내가 고3때 가장 의지했던 친구다. 우리 둘은 '엉덩이열공클럽'이라고 공부 시간을 재서 매일 서로 보고하는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서 애들을 불러 모았었다. 아, 고3때 내 네이밍 센스가 부끄럽다.. ㄷㅂ이는 내가 재수를 하면서 기숙학원에 감금되었을 때도 나를 위해 엄청난 양의 편지들을 써줬다. 고맙고, 미안한 그런 친구다. ㄷㅂ이는 이번 1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간다. ㄷㅂ이가 갈까말까 고민하는 모습을 옆에서 계속 지켜봤었는데 용기있게 결정을 하고 떠나는 모습이 멋지다. 정말 많이 배우고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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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시험 때문에 먼저 간 ㅈㅇ이를 빼고 우리 셋이 고등학교 때 사진들을 보며 추억에 잠겼었는데 정말 좋았다. 고등학교 때, 고 3 때 친구들은 정말 넘넘 넘 든든하다. 집에 돌아왔는데 미국에 가서 1년 동안 못보는 ㄷㅂ이를 위해서 선물 하나 준비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넘 싫어서 기프티콘을 보낼까 하다가 어차피 못쓸 것 같아 그냥 친구 계좌로 현금을 보냈다. 센스있게 선물을 미리 좀 준비했으면 좋았을껄 .. 지금쯤 ㄷㅂ이는 비행기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워낙 걱정이 많은 친구라 잠도 못자고 있을까봐 조금 걱정이다! 근데 내 친구니까 잘 해낼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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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팩토리얼들은 올해로 스물 세살이 됐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간다. 
우리의 앞길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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