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고독을 채우는 고픔 - Q :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하시나요?
zzan·@hyunyoa·
0.000 HBD[에세이] 고독을 채우는 고픔 - Q :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하시나요?
- 평소 스팀잇에 쓰던 에세이 형식과 사고다를 결합해 보았습니다 :) <div class="text-center">  <br> <br> **고독을 채우는 고픔** Sagoda Q.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하시나요? <div class="text-right"> 요아 <br> <div class="text-justify"> 새벽마다 찾아오던 녀석이 이제는 시간 구분없이 나를 찾아댔다. 심지어 **'홀로 있을 때만 올 것'**이라는 제 1법칙을 무시하기도 했다. 지인들 사이에서 나는 분명 온갖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좌우하길 좋아하던 사람이었는데, 언젠가 시끌벅적함 안에서도 외로움을 느꼈다. 그럴 때면 컨디션을 핑계로 집에 돌아와 무언가를 먹었다. 하염없이 씹고 삼켰다. 설령 그게 맛이 없는 음식이더라도. 술로 음식의 맛을 덮어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 <br> 포만감이 생기면 기분 역시 한결 나아졌으므로, 끝끝내 그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악습을 취미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배부름이 잦아들면 다시 또 기분이 나빠졌다. 올 여름 내내 유행을 끌었던 흑당 버블티 역시 놓은 적이 없었다. 내 몸 중 가장 많이 쓰는 신체부위를 꼽으라면 손가락이었는데,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치아였다. 나는 쉴 틈없이 음식을 던져주었고, 가련한 내 치아는 소화를 위해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br> 7월 초, 엄청난 양의 과제와 논문을 끝내고 침대에 누워있었던 한낮의 여름. 나는 물을 마시기 위해 몸을 일으켰지만 금세 다시 누울 수 밖에 없었다. 실소가 터졌다. 몸이 무거워 물을 마시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불쌍한 나를 위하여 바치는 웃음. 고개를 돌리니 분리수거통에는 맥주 캔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마른 세수를 하고 억지로 일어나 체중계 위로 올라갔다. 체중을 잰 건 도대체 얼마만인지, 건전지가 닳아버려 잴 수 없었다. 짜증과 안도가 섞인 한숨을 뱉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지금은 바로 알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다행. <br> 내일이면 다시 충격을 잃고 무언가를 또 씹어댈 게 분명했으니 건전지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귀찮음을 데리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렇게 힘겹게 잰 내 몸무게는 매우 충격적인 숫자였지만, 웃긴 건 그리 충격 받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물을 마시지 못했던 침대에서의 내가 가장 충격이었으니까. 그 날 저녁부터 식이요법에 돌입했다. 최소 한 달간은 술을 끊기로 했다. 그러자 술과 음식이 사라져버린 시간이 둥실 떠올랐다. 고독을 대했던 나의 시간들이. <br> 두 달 가까이 음식의 반을 먹는 반식(半食)에 돌입했다. 외로울 때는 운동으로 마주보기. 몸이 무거워져 처음부터 격한 운동을 하기는 어려웠다. 맛없는 음식도 남기기 싫어 꾸역꾸역 해치웠었던 나를 숟가락과 함께 내려놨다. 무언가를 씹고 싶을 때는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며 버텼다. 어디선가 **출출할 때가 인간의 집중력이 가장 높아진다,** 라는 이상한 글을 보았고 그를 의심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복감을 즐기며 몸을 움직였다. 배는 채워지지 않았으나 마음의 공허함은 서서히 채워졌다. 두달만에 8kg를 감량했다. <br> 몸이 가벼워졌다는 기쁨과 더불어, 더 이상 고독을 알코올과 안주로 마주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장한 기분이 든다. **사람이라면 찾아오는 고독, 외로운 감정들**. 그들이 문을 똑똑 두드리는 날이면 음식으로 막아버렸으나, 이젠 비로소 문을 열어줄 수 있을 듯하다. ㅡ 너무 오래 있지는 말고, 잠시 머물렀다 가. <br> <br> <div class="text-center"> --- > SAGODA Question. 여러분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어떻게 마주보시나요? 견디거나 버티시는지, 혹은 어떤 방법으로 해소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24이 되어서야 천천히 배우고 있는 중이기에😂 😂 ) <br> <br> </div>
👍 ezravandi, zzan.adv, china.mobile, steeming-hot, accelerator, rycharde, map10k, cn-sct, andrewma, cn-zzang, slientstorm, laissez-faire, kr-newbie, fur2002ks, onehand, reportup, sct1004, peterchung, dozam, ksc.sago, jjg, dlfgh4523, ukk, sagago, seraphim502, gks3150, evoque, ldh1109, gahe2s, kkang, shc4235, tiamo1, leems, sindoja, carbonrocket, ksc, zzan.co10, zzangu, zzan.blue, zzan.co13, sct.cu13, omit, son1001, hykwf678233, ehdgns0324, sagodaheedo, zzan.biz, pirzemaker, zzan1004, jjy, done.mod, allen07, gghite.zzan, ziq, y-o-u-t-h-m-e, philhyuntd, omerbiabdulah, elraberscer, mcenoramle, gouji, zzan.co19, cyberrn.zzang, herobear, zzan.co7, rubberducky1004, cjsdns, onealfa.zzan, dodoim, steemnara, dj-on-steem, boft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