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to You
kr·@jazzsnobs·
0.000 HBDClose to You
늘 기분좋게 읽게 되는 @ab7b13님의 최근 글 [음악일기거나 재즈일기거나 일상회복기](https://steemit.com/kr/@ab7b13/5dj6vy#@ab7b13/re-jazzsnobs-re-ab7b13-5dj6vy-20180704t062035734z)에 Close to You가 소개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며칠 전부터 Close to You를 포스팅하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이전에 빌 에반스에 관한 글을 쓰고 피드를 보니 @ab7b13님이 빌 에반스에 대해서 쓰신 글이 막 올라와 있기도 했습니다. 지금보다 스무 살만 어렸다면 이게 어떤 운명이 아닐까 하며 설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노회한 중년에게 그런 감성이란 메마른지 오래입니다. [스팀잇라디오]라는 타이틀로는 한 곡에 얽힌 기억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을 컨셉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두 명 눈치채신 분도 있을 수 있을텐데, 존댓말을 쓰지 않고 평서문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친절하게 많은 이들에게 말을 거는게 보팅을 얻는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지만, 그보다는 제 자신과 그 음악과의 기억에 집중하고 싶어서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 이 글은 [스팀잇라디오]가 아닙니다. 제가 쓰고 싶지 않은 종류의 글은 음악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려고 애쓰는 글입니다. 지금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십이 년째 하다보니 설명하는 것에 지친 게 첫 번째 이유이고,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우쭐한 마음으로 '재즈란 말이죠....'하며 가르쳐대던 것이 지독히도 부끄러운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음악을 평가하는 일은 정말 하고 싶지 않습니다. 설령 칭찬의 말이라 한들 '펑키한 그루브는 *** 가 최고지', ’콜트레인이 끝이지, 그 다음에는 다 따라하는 거야' 하는 식의 말은 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합니다. 누군가를 칭찬할 때 비교를 통한다면 그외의 사람들을 그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라 느끼기 때문이죠. 감히 제가 그들을 줄세운다는게 우습기도 하구요. 또 하나 안하려고 주의하는 게 있다면 어떤 이의 음악을 설명할 때 굳이 다른 이의 음악과 연관짓는 겁니다. 브래드 멜다우의 음악을 말하면서 키쓰 자렛이나 빌 에반스를 끌어다 대는 것 같은 것(실제로 멜다우는 불쾌감을 적지 않게 표현했습니다)이요. 그냥 그 음악만 듣고 들리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표현하려고 애씁니다. 어떤 음악을 듣고 '그와 관련이 있는 이런 음악도 아는 나'를 자랑하지 않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쓸 수 있는 얘기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내게는 이런 것들이 들리며 그게 이렇게 느껴진다 하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조금 설명을 하고 싶고, 이런 버전도 있다고 소개도 하고 싶군요. 대체 왜일까요. [카펜터스의 원곡](https://youtu.be/iFx-5PGLgb4)이야 다들 아시겠지요, 하고 쓰면....보세요, 혹여 이 곡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마음이 조금은 불편해지지 않을까요? 알고 있는게 당연하다고 가정하고 쓰는거니까요. 그러니 이런 말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 [프랭크 오션의 버전](https://youtu.be/O15e_ktO2-4)은 어떤가요? 하고 말하면 이것도 잘난체 하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깁니다. 그러나 제이콥 콜리어의 음악을 들으면 그런 거리낌따위는 접어두게 됩니다. 그저 이 아티스트의 끝간 데 없는 재능에 감탄하고, 제이콥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이 음악을 충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나도 모르게 경계하는 마음을 좀 풀어버리고는 이 음악을 소개하고 싶은 생각에 가슴이 조금 뛰게 됩니다. https://youtu.be/9s1baxrxGHU 어느 댓글에 '신은 우리에게 제이콥 콜리어를 주셨고, 그의 음악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 준 리를 보냈다'고 하는 걸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곡이긴 하지만 준 리가 올린 제이콥의 You and I [트랜스크립션 영상](https://youtu.be/SI3UDcY4hi4)을 보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됩니다. You and I, 스티비 원더입니다. 스티비 원더에 관해서는 여러번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아껴둔 이야기거리가 있으니까요. 호텔 긱으로 학비를 벌던 미국 유학 시절 스티비를 만나고 두 곡 같이 연주했던 기억, 그건 분명 음악을 하며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큰 추억 중 하나지만, 무한히 반복해서 듣던 스티비의 곡들이 제게는 더 큰 의미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제 마음속에는 언젠가 스티비 원더가 돌아가실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이 될 지 몇십 년이 될 지 모르지만, 스티비 원더가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오는 걸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이 조금 허물어집니다. 스티비가 노래하는 Close to You와 Never Can Say Goodbye입니다. 며칠 전에도 운전하며 듣다가 나도 모르게 눈앞이 좀 흐려져서 조금 곤란했습니다. 누군가 왜 스티비의 노래가 그토록 감동적이냐고 묻는다면, 그걸 굳이 설명하려고 한다면, 밤을 새워 말을 이어갈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오늘밤 저는 이 영상을 다시 한 번 보느라 설명할 말을 찾느라 애쓰지는 않을겁니다. https://youtu.be/PnR19INlXV8 <br/><br/> <center>https://steemitimages.com/400x0/https://steemitimages.com/DQmVeA1BautNeT7QPcZpzSRbmQXz1sQoawh8UTZxSGJqV9q/border.png</center> # <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