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두목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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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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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두목에게 보내는 편지...
어제의 꿀꿀한 기분이 앙금이라도 남긴 건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을 했습니다.
비까지 내리고, 축 쳐져, 회사에서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지방 출장이 잡혀, 정신없이 이것저것 하다보니, 퇴근시간이네요.

https://cdn.pixabay.com/photo/2016/07/23/01/56/rain-1536167_960_720.jpg

엑셀을 키고, 날짜를 넣고, 일정을 잡고, 인터넷을 뒤져 가격을 비교하고,
예산을 잡고, 참고 사항에 부가 설명을 넣고, 왜 이렇게 가야하는지,
가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할 것이고, 다녀와서는 무엇이 남고, 
그 다음엔 어떤 효과가 나올지...프린터를 하면 한장에 뽑혀야하고,
복잡하지 않으면서, 눈에 띄어야 할 부분을 강조하고....
1차 수정 후에, 다시 훑어보고, 메일 전송 버튼을 눌러,

 두목(?)에게 "님아 재가 해주셈요" 라는 내용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썼다간, 키보드로 얻어 맞을지도 모릅니다)

http://i.imgur.com/lbdiMR8.gif
(회사가 우습냐? 사장이 우스워?)


별거 아니라면 아니지만, 조직의 두목에게 보내는 거다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닙니다.



인터넷 어체로, 쓰고 싶지만, 그에 대한 응징은 감수해야하기에,
형식적인 단어로 문장을 만들어 발송을 했지만,
쓰고 싶었던 대로 썼다면 아마 이렇게 적었을 듯 합니다. 
퇴근 후, 오늘 하루 되집어 보면서, 빗대어 써봤습니다.

![](http://fimg4.pann.com/new/download.jsp?FileID=3992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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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두목 &남바 완, 투,쓰리. (사장님 및 임원)
제목 : 가라고 했다가 말라고 했다가, 결국엔 가게 되는 긴급출장

TO : 두목, 남바 완, 투, 쓰리.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보니, 
장동건의 "마이 무따이가...." 장면이 떠오르는 침입니다. 행님.

아침식사는 맛있게 하셨습니까? 행님.
전, 더위 많이 먹었습니다. 행님.
휴가 보내주십쇼. 행님.

이번주, 우리 나와바리 밖에있는, 물건 대주는 조직의 중간 보스를 만나,
보내주는 물건이 X같으니, 쩍바로 해라고 한 소리 해야 하는데,

그 중간 보스가 영어쓰는 나라에서 온 덩어리라서, 
어린 동생들을 보내자니, 오히려 칼 맞고  "I already ate a lot..." (마이 무따이가...)"라는 
되도 않은 영어로 드립이나 쳐 날리고 올거 같다고, 걱정 하시는데,

저라고 별수 있겠습니까 행님...
소싯적 이태원 밤거리에서, 어깨넘어로 배운게 답니다. 행님.
http://mblogthumb3.phinf.naver.net/20131202_2/daeji3500_1385910703076IvENi_GIF/%B8%B6%C0%CC%B9%AB%B5%FB.gif?type=w2


요즘 들어오는 아그들은, 영어 실력이, 칼 쓰는 실력보다 훨씬더 좋습니다 행님.
비록, 그 아그들이 처음으로  남의 나와바리에 가는거긴 해도,

조직에 몸 담기 전, 이미, 남의 동내도 댕겨도보고, 살아도보고,
알바한다고 바빠서, 남의 나와바리 한 번 못간 아그들은,
자기동내에 제발로 찾아온, 원어민한테 매일같이 찾아가, 
아는 거 다 불어라고, 쌍심지에 불키고,  뼛속까지
다 씹어 먹어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영어 스팩을 쌓은 독한 아그들입니다. 행님.


조직에 들어 올때, 그정도 각오는 하고 온 아그들인데, 
나오는대로 드립 날리지는 않을 겁니다. 행님.

저는 아들래미 태권도 도장비 마련으로,  퇴근하고, 칼 잡아야 합니다. 행님.
막힌 도로에서, 차 사이를 댕기며 파인애플을 깍아야 하는데,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지방 출장 가라하니, 너무 하십니다. 행님.

출장 대신 휴가나 보내주십쇼. 행님.
파인애플깍다가, 아스팔트 열기에 쓰러질거 같습니다. 행님.
밤에도 무지 덥습니다. 행님.
http://image.dongascience.com/Photo/2015/09/14429907476366.gif


그래도, 가라하시면 가겠지만, 만에 하나, 가서, 탈탈 털리고 오더라도,
동생들은 나무라지 마십쇼 행님. 제가 다 뒤집어 쓰고, 책임 지겠습니다 행님.

벌로 제 손가락.....으로 파인애플 세개 까드리겠습니다. 행님.
두개 까면 하나는 공짜인 2+1입니다. 행님.
그리고 휴가 보내주십쇼. 행님.
파인애플 손으로까면 피납니다. 행님. 
휴가 보내주십쇼. 행님.


살아 돌아 올테니, 돌아오면 동생들과 회포나 풀게,
삼겹살에 소주 사 주십쇼 행님....
다 씹어 먹을 라니까요....

https://az616578.vo.msecnd.net/files/2017/04/14/636277454523638699-1719680781_giphy.gif
(아직 안 익었다....천천히 먹어라...)

마지막으로, 고기에는 파인애플이 찰떡궁합입니다. 행님.
두개 사시면 하나 공짜입니다. 행님...2+1.
아들래미 태권도 도장비 내게 도와 주십쇼. 행님.

들어가십쇼 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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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자주쓰는데, 오늘 급하게 지방 출장 관련 보고서 만들다보니,
느낌이 조직(?)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직 맞죠 뭐.
불법이냐 아니냐, 연장이냐 아니냐 차이정도...?

보고서 말끔하게 해서 보내고, 뒤도 안 돌아보고 칼퇴근 했습니다.
내일 또 수정 해라마라 할진 모르겠지만,
오늘일은 여기까지! 라는 마음으로 총총총 퇴근했네요.

더위에 지치고, 일에 지치고, 휴가대신에 지방출장을...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퇴근하고, 직장동료와 간단하게 반주 하는데, 
파인애플이 쓰윽~~~ 들어 옵니다.

솔직히 칼 들고 있으니 무서웠습니다.

"2+1 입니다. 행님~~~" 

아직도 칼들고 웃으면서, 파인애플을 들이 대던,
그 젊은 친구가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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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위에 놓아둔 파인애플 3개는 내일 먹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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