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매혈기(부모로서 살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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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su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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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매혈기(부모로서 살아가는 일)
>안녕하세요. @kangsukin 입니다.
>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s but in having new eyes." (Marcel Proust)

허삼관매혈기를 읽어 보셨나요? 중국 위화(余華)의 장편소설입니다. 하정우, 하지원 주연으로 2015년에 국내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소설로 먼저보고 영화로 나중에 보았는데요. 동일한 작품의 소설과 영화가 있다면 소설을 먼저 보길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보면 영화속 장면이 떠올라 딱 그정도의 상상력과 사고에 갇히게 되고, 반대로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영화에 대한 실망을 보통 하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소설을 먼저보고 영화를 보는게 낫지 않을까요? 

아래에는 소설의 대략적인 일부 내용을 담았습니다. 소설이나 영화를 접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고 봐주세요. 물론 소설과 영화간에도 내용의 차이는 일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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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아들인가?>**
'허삼관매혈기'는 제목처럼 허삼관이라는 사람이 피를 파는 이야기입니다. 허삼관은 피를 팔아 번 돈으로 당시 남자(하소용)와 사귀고 있던 여자(허옥란)와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5년의 결혼 생활동안 아들 셋(일락,이락,삼락)을 낳습니다. 문제는 첫째 아들 일락이 허삼관의 자식이 아니라 하소용의 자식이라는 소문이 돌고, 그게 사실로 취급되면서 가족의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허삼관은 이후부터 첫째아들 일락에게 '이락, 삼락이 내 아들이지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항상 이야기를 합니다. 부모로써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 발생할 때에도 외면을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리고 허삼관 첫째 아들 '일락'에 대해 여러가지 마음속의 갈등의 상황을 겪지만, 결국엔 아들로 받아들입니다. 

`만약에 결혼을 했는데 낳은 자식이 몰랐던 어떤 사실에 의해 내 자녀가 아니라면, 또는 내 피가 섞이지 않은 자식이라고 하면 이를 받아들이고 키울 수 있을까요? 가슴으로 키운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용서와 고백>**
남의 자식을 낳은 아내에 대한 미움을 임분방이라는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털어냅니다. 반대로 아내가 기생 혐의로 고발되고, 성토회장에 끌려갈 때 때 밥을 배달 주기도 합니다. 자식들이 그러한 어머니를 부끄럽게 생각하자 허삼관은 아들에게 과거 불륜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아들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무결한 존재들이 아님을 고백합니다.

`허삼관이 아내에 대한 미움을 철회가는 과정, 반성과 용서에 대한 장면들을 보면서 신뢰라는 감정과 또 현실을 살아가는 것들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맞는 것과 틀린 것, 잘못된 일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방법을 찾는 건 참 어렵습니다. 정답도 없습니다.`

**<아버지의 삶>**
'허삼관'은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또한 성인이 된 '일락'이 심각한 급성 간염에 걸리자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피를 팔러 떠납니다. 피의 양이 많아야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에 강물을 마시고, 오줌을 참습니다. 피를 한번 더 뽑는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몸을 혹사시켜가며 피를 뽑습니다. 그리고 쓰러지면서 다시 피를 수혈받고 수혈받은 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병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중국의 40~70년대 문화혁명 배경에서 가뭄이나 식량난 등의 어려움에 한 가족을 키워내는 처절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과거나 현재의 우리 아버지의 모습, 부모의 삶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벌어낸 돈은 온전히 가족을 위해 쓰이며 나를 위해 쓰이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개인의 삶>**
노인이 된 '허삼관'의 어려운 시절은 지났습니다. 자식들은 다 컸고, 이제는 나만 돌보면 됩니다. 식당에서 돼지간볶음과 황주 두냥이 먹고싶어 과거처럼 피를 뽑으로 가지만, 혈두는 늙은 피보다 죽은 피가 많다며 히히덕 거립니다. 이에 화가나 자리를 박차고 나오지만, 늙고 쓸모없는 몸이 된 현실에  눈물을 흘리며 거리를 활보합니다. 결국엔 이를 본 가족들이 그토록 먹고싶어하던 돼지간볶음과 황주를 가득 사줍니다. 허삼관은 비로소 웃음을 짓고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부모가 되면 내 삶은 포기하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투정을 부리고 잔소리만 한다고 부모님에 불평을 늘어놓을 때 너도 자식을 낳아봐라라고 하던 부모님의 말이 생각나네요. 아직은 부모가 아니니 100% 알 순 없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며 부모의 일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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