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몬의 힘-순간을 영원으로(#62)
kr·@kimkwanghwa·
0.000 HBD페르몬의 힘-순간을 영원으로(#62)
 한 열흘 전쯤에 제가[ 외로움에 대해 포스팅](https://steemit.com/kr/@kimkwanghwa/55)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 토끼가 한 마리 남았는데도 외로워하지 않고 잘 지내는 거 같다고. 그 생명력이 놀랍다고. 근데요. 며칠 전부터 집 둘레에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전혀 못 보던, 우리 토끼하고는 빛깔도 몸집도 다른 토끼가. 우리 토끼는 희거나 회색이었지요. 근데 이 놈은 갈색입니다. 몸집은 조금 작고.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보았나 싶을 만큼 뜻밖이었습니다. 몸놀림으로 보아 산토끼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나와 마주치가 잽싸게 풀숲으로 사라졌습니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그러더니 하루는 그 놈이 아예 우리 집 마당과 토끼장 앞을 얼쩡거립니다. 야생의 토끼라면 상상할 수 없는 반경입니다. 아무래도 페르몬의 영향이 아닐까 싶네요. 이 이야기를 아내한테 했더니 아내가 몇 시간 뒤, 이 놈을 어렵지 않게 토끼장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 참에 페르몬에 대해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페르몬은 ‘동종의 다른 개체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몸 밖으로 내보내는 화학물질’이라고 정의하네요. 곤충에서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척추동물 가운데는 쥐나 개 또는 고양이에게 곧잘 나타납니다. 개는 암컷이 발정나면 수컷들 몸짓이 장난이 아닙니다. 묶인 줄을 결사적으로 풀고 짝짓기를 하려고 울부짖으며 날뛰곤 합니다. 고양이도 독특한 울음과 더불어 이성한테 신호를 보냅니다. 못 보던 토끼가 나타난 것도 역시나 페르몬 영향이 아닌가 저 혼자 추측해봅니다. 사실 이를 과학으로 증명하는 건 학자들 몫이라 봅니다. 저는 다만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인문학적인 통찰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제 상상은 이렇습니다. 페르몬은 과학으로 밝혀낸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작용을 하고, 훨씬 다양하게 분비된다고. 단지 극히 적은 양이기에 과학으로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이라고. 토끼가 이렇게 짝을 찾아오는 걸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죽음조차 불사하는 행동이거든요. 비록 토끼가 걸음이 빠르다 하지만 야생에서는 천적이 널렸습니다. 요즘은 야생의 산토끼가 거의 사라졌거든요. 이 토끼도 누군가 기르던 집토끼 여러 마리 가운데 탈출하여, 유일하게 살아남은 놈이지 싶습니다. 사람 페르몬 역시 아직은 만족할 만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곤충, 개, 고양이가 각각 페르몬을 풍기는 모습이 다르듯이 어쩌면 사람은 사람 나름 독특한 페르몬을 다양하게 풍기지 싶습니다. 이성에 대한 끌림, 영역 표시, 서열 과시... 몸 밖에서 뿌리는 향수가 몸에서 나오는 페르몬을 헷갈리게 하는 시대. 다른 건 몰라도 사랑의 묘약으로써 페르몬은 갈수록 그 가치가 귀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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