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이야기] 화이트데이가 뭐라고..
kr·@leeja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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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때 뜬금 없는 초콜린 선물을 주었던 신랑. [https://steemit.com/kr/@leeja19/33erch] 초콜렛을 다 먹고,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가고 있을 때 쯤이었다. 며칠 전 일요일, 교회에 화이트 데이 선물을 주겠다고 신랑이 그 전날 산 츄파춥스 한통을 교회 분들과 아이들에게 풀었다. 그러곤 신랑이 나에게 4월 14일이 무슨 날인 줄 아냐고 묻는다. 완전 뾰로퉁한 표정으로... 그 날은 대학교&병원 동기 모임이 있는 날이라... 친구 신랑의 태권도 학원에 모여 아이들은 에어바운스에서 놀리고 엄마들끼리 아빠들끼리 놀 예정이었다. 그래서 동기 모임?? 이라고 대답했더니 신랑은 안가겠다며.. (그전에 한번 참석했다가 신랑들끼린 정말 awkward한 분위기였기에..) 그러길래 알았다고.. 했는데.. 그날이 무슨 날인 줄 아냐고 계속 묻는 것이다. 사실 무슨 이유에서 묻는건지 알고 있었다. (내가 그정도 눈치도 없을까봐?) #### 블랙데이...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짜장면을 먹는다는 그 날.. 자긴 초콜렛을 못 받았으니 심통을 부리며 나에게 자꾸 그 날에 대해 묻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귓속말로... >그날... 2호 생일이야.... 라고 말하니.. 눈이 동그래지며 몰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짜장면이 중요한 것인가?? 2호 생일인지도 모르고??? 보통 보면 나이보다 참 성숙한데... 그래서 가끔 오빠라고 부르고 싶다.(오빠가 아니기에 하는 말)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5학년짜리 남자애같다. 암튼 이런 일도 있고 해서 화이트 데이라도 챙겨줘야겠단 생각했다. 인터넷 어디서 보니 베스킨라빈스에서 무슨 크기 이상 사면 츄파춥스 미러볼을 1900원이면 살수있다고 본게 기억나 매장에 전화했더니 다 없단다. 아마 전국 매장에 없을거라고. 그래.. 내가 미리미리 알아봤어야 했는데 당일이 되어 알아보니 있을리가 없지.. 그래서.. 아... 뭐하나 고민하며... 근처 홈플러스로 가 장을 보던중에... 초콜릿 만들기 키트가 눈에 들어왔다. 일단 오늘 만들던 안만들던 사왔다. 사실 어젠 주말동안 무리한 댓가로 그전날 밤부터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megaspore님의 글에서 댓글 놀이하면서도 줄줄... 어젠 1호 선생님과 첫 개인 면담이었는데... 거기서도 줄줄.. 어젠 도저히 못만들겠다 싶어 약을 먹고 5호를 끌어안고 자려고 누웠는데.. 집에 일찍 온 1호가... >엄마!!!!!!!!!!!! 초콜렛 만들기가 있어요!!!!!!!!!!!!!! 소리를 치며 상자를 다 뜯는 소리가 나는게 아닌가... 아이고... 콧물을 줄줄 흘리며 부엌으로 나가 그냥 1호와 같이 만들었다. 내 생전 첨 만들어보는 초콜렛 선물.. (영광인줄 알아.. 신랑..) 결혼 전에 남자친구가 있었으나.. 그들에게도 만들어 주진 않았다. 그냥 하나 사서 던져주는 정도? (난 쿨하니깐..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내가 카카오를 따서 직접 초콜렛을 만든건 아니었으나... 중탕하여 녹이는 수고로움. 모형 틀에다 짤아 담는 수고로움. 굳혀낸 뒤 다 꺼내 일일히 포장하는 수고로움을 콧물을 줄줄 흘리며 했다. 아마도 몇 방울 들어갔을 듯.  혹시 신랑이 만들었다는걸 의심할까봐 증거 사진도 남겨두었다. 사진에 1호가 저러고 초콜렛을 짤고 있다가 초콜렛이 위로 넘쳐서, 몸 안좋아 까칠해 져있는 엄마에게 혼이 나고 태권도학원에 갔다. (미안, 1호야... ) 뭐 어찌됐든 만들면서... 이것도 요리겠구나... 난 정말 요리에 취민 없어.. 라 생각하며 담엔 안주고 안받기로 못을 박아야겠단 생각도 해본다. 그리곤 4월 14일에 같이 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나서 짠~ 하고 주려고 했는데.. 성격 급한 1호는 퇴근해서 아빠가 군화를 벗고 있는 동안 초콜렛 이야기를 재잘재잘 한다. (결론은 빨리 아빠가 선물을 받아서 자기도 하나 달라는 이야기다.) 아이들과 무언갈 하면 비밀이 없어진다. 참 투명해져... 저녁을 먹으면서 1호가.. 왜 저 초콜렛이 아빠꺼냐고, 왜 자기는 먹을 수 없냐고 묻길래. 오늘은 화이트 데이며, 원래는 남자가 여자한테 사탕을 주는 날인데, 발렌타인데이에 아빠가 초콜렛을 줬으니깐 오늘은 아빠가 받는 거라고 설명했더니.. 화이트데이가 왜 있는지 묻길래.. 아무 생각없이... >그건 사탕만드는 회사들이 돈벌려고 만든 상술이야. 라고 대답해줬다. 신랑이 옆에서 혀를 찬다... 낭만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다며...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유머가 생각난다. >이과인 엄마와 문과(미술)쪽 아빠를 가진 아이가 별이 왜 반짝이냐고 물었더니.. 아빠는 별이 서로 만나기 위해 반짝이고 어쩌고 저쩌고 이쁘게 말을 해줬는데.. 엄마는 "그건 핵융합이 일어나서 생기는 건데 한마디로 별이 분신자살을 하는거지." 라고 대답했다는.... 그렇다.. 난 이과다. 그리고 신랑은 문과다. 저녁을 다먹고 정리 한 후.. 짠!  I honestly love you.. 처음엔 난 사실 당신을 사랑해. 라고 생각해 뭐지? 저말은?? 했는데.. 다시 사전을 찾아보니.. > (사실임을 강조하여) 정말로[진짜로] 란 뜻이란다 다른 뜻으론 > (비격식) 정말, 참으로(맘에 안 들거나 짜증스러움을 나타냄) 이렇게 이야기 하면 정말 짜증날듯.. 일단 선물이니깐 "(사실임을 강조하여) 정말로 "란 뜻으로 해석하는걸로. 선물을 주니 시크하게 받아들고선 아이들이 손이 안닿는 곳에 놔둬버린다. 1호가 그렇게 달라고 말했는데.. ㅎㅎㅎㅎ 신랑은 어제도 화이트 데이니깐.. 하면서 마카롱을 사왔다. 준비 안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어제 신랑이 준 마카롱을 먹으며 브라질산 원두를 갈아 내맘대로 핸드 드립한 커피를 마시며 쓰고 있는 중이다. 얼른 밀린 집안일 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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