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존버가 늘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kr·@mener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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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미디엄이라는 미국 블로그 플랫폼에 가입을 한 뒤로 큐레이팅 해주는 글들을 아침마다 받아 읽는다. 그중에는 암호화폐 관련 글들도 꽤 많은 데 <<a href="https://hackernoon.com/how-bitcoin-compares-to-historical-asset-bubbles-4a48e9c2e8a2">How Bitcoin compares to historical asset bubbles</a>>라는 글에서 재미있는 그래프가 보였다.</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Ud1cnVDpvETH4SgT75QRxM3dXJy5t2RUse4f8ZLtwzTd/direct.png<p><br></p> <p>닷컴 버블 당시 나스닥 지수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한 그래프였는데 자산 가격의 흥망성쇠가 시대를 뛰어넘어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물론 두 그래프의 모양이 맞춰지도록 x축(시간)과 y축(가격)을 재조정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p> <p>작가 마크 트웨인은 <strong>"history does not repeat itself, but it does rhyme"</strong>이라는 말을 남겼는 데, 자산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욕심과 심리를 잘 표현한 말 같다. </p> <p>암호화폐는 기존 자산들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strong>"존버"</strong>라는 말이 유행을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HOLD의 오타인 <strong>"HODL"</strong>이라는 단어가 유행 중이다. </p> <p>누군가 이야기했듯이 <strong>"존버는 언제나 승리합니다"</strong>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strong>"언제"</strong>인 듯하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말했듯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다 죽기 때문이다. </p> <p>과연 존버는 늘 승리할까? 승리한다면 얼마나 버텨야 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금융 시장에 있었던 다음 4가지 사례를 살펴봤다.</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Z8xBrLnE3rpr6C9jbCh5TCTZkePbFmu2hvr7esR5TPdf/Untitled.jpg <p>(출처: www.macrotrends.net; inflation and log scale adjusted S&P 500 Index)</p> <p><br></p> <p><strong>1. 1929년 대공황</strong></p> <p>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잠시의 평화와 함께 경제 호황기가 찾아왔고 미국 주식시장은 1920년대 내내 끝을 모르고 상승해갔다. 주식시장을 통해 단기간에 부를 쌓은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를 반영하듯 <strong>"Roaring 20's"</strong>라는 표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p> <p>하지만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경제 공황이 1929년에 찾아오면서 450까지 올랐던 S&P지수는 1932년에 100 밑으로까지 떨어진다. </p> <p>이후 경제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면서 S&P지수는 300까지 올라가지만 다시 더블딥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서 반토막이 난다. 그 후에 여러 사이클이 반복되지만 진정한 회복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4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다. </p> <p>만약 우리가 20년대 말 늦게 주식시장에 편승했다면 우리는 오늘과 마찬가지로 존버를 외치며 버텼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다음 상승장은 무려 5년이 지난 1935년에 시작이 됐고, 만약 최고점에 물렸었다면 거의 25년 뒤인 1955년이 돼야 본전을 되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p> <p>우리들은 과연 그 긴 시간을 존버 할 수 있었을까? 늘 장기전을 외치지만 그래프를 바라보며 매일을 인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Ytv9gVYzSGxiCxS52em8qizBPoReUWn1b2ocv9qRyxL8/Untitled2.jpg <p>(출처: www.macrotrends.net; Nasdaq Index)</p> <p><br></p> <p><strong>2. 2000년 닷컴 버블</strong></p> <p>1929년은 너무나 옛날 얘기인 만큼 조금 더 최근에 있었던 버블을 살펴봤다. </p> <p>IT 붐과 함께 고공행진을 한 나스닥 지수 역시 마찬가지로 고점인 4,700을 2000년 2월에 찍고 다음 2년간 급격히 하락해 1,100까지 떨어진다. </p> <p>그 후에 소폭 상승을 했지만 전고점을 회복한 것은 무려 15년이 지난 2015년이었다. 만약 인플레이션까지 가만한다면 아직까지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15년이란 시간을 인내할 수 있을까?</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PDyd49jBbmB5XmtT6ykLXm5mW6AqtadYU8Yo35sXr5bf/Untitled.jpg <p>(출처: www.macrotrends.net; Amazon Stock Price)</p> <p><br></p> <p><strong>3. 아마존 주식</strong></p> <p>위 사례들은 마켓 전체 지수를 본 것이기에 개별 종목인 비트코인과 비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식 중 하나인 아마존의 가격을 살펴봤다. </p> <p>최근에 2013년 말에 아마존 주식을 사셨던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VC 쪽에 종사하시고 또 IT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분 답게 아마존 주식을 오랫동안 눈여겨봤다고 한다. 그러다 결국 상승하기 시작한 2013년 말에 1주 당 $350 정도의 가격으로 매입하고야 만다. </p> <p>하지만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아마존의 주가는 거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횡보했다. 게다가 당시에 마켓 전체가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면서 급격히 상승을 하고 있었기에 아마존 주식을 들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은 훨씬 더 심했을 것이다.</p> <p>결국 주위의 조롱과 만류를 못 이기고 2015년 중반 가격이 조금 상승해서 $400이 됐을 때 보유한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한다. 그 뒤에 아마존 주가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p> <p>하지만 그건 우리가 과거의 그래프를 볼 수 있기에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던 당시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횡보하는 주식을 갖고 있던 것 자체도 난 굉장히 존버 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저 매도 타이밍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앞으로 1년간 스팀 가격이 횡보한다면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PMUa3rEMPy6artxavg5kkjKFFUSBE3q1Dd96DKFWUMxg/Untitled41.jpg <p>(출처: www.buybitcoinworldwide.com; Bitcoin Price)</p> <p><br></p> https://steemitimages.com/DQmPua8MYTJvfgALLpRpWybdTBizZwnVjddKs2BdD8k5HPE/Untitled42.jpg <p>(출처: <a href="http://www.buybitcoinworldwide.com/">www.buybitcoinworldwide.com</a>; Bitcoin Price)</p> <p><br></p> <p><strong>4. 비트코인 과거 가격</strong></p> <p>비트코인의 과거 가격을 살펴보면 대략 3번 정도의 큰 bull cycle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사이클은 위 그래프에 나온 2011년 여름이고 두 번째는 아래 그래프에 나온 2014년 초,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가 최근에 겪은 2017년 겨울이다.</p> <p>지금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가격이지만 2011년 당시 1 비트코인 당 $30이라는 고점을 찍고 거의 $2까지 수직낙하했고, 두 번째 사이클에서는 $1,000에서 $200대까지 떨어지는 고공 낙하를 경험했다. </p> <p>액수 자체는 지금과 비교하면 얼마 안 돼 보일 수 있지만 %로 따지면 엄청난 하락폭이기에 당시 비트코인을 투자하고 있었다면 멘탈이 탈탈 털렸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만약 당시에 존버를 외쳤더라도 첫 번째 사이클에서 두 번째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두 번째에서 세 번째 까지는 또다시 3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p> <p>과연 지금은 어떨까? 비트 코인이 고점을 찍은 12월 초에서 아직 겨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다음 사이클이 3년 뒤에 찾아올 예정이라면 우리는 과연 33개월을 더 기다릴 수 있을까?</p> <p><br></p> <p><strong>결론</strong></p> <p>나는 암호화폐의 미래를 믿는 사람으로서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 믿음과는 별개로 이번 bear cycle이 언제 종결되고 다시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p> <p>사람들은 곧 상승장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 이야기하며 암호화폐 시장의 겨울을 버티고 있다. 하지만 위의 4 사례들을 통해 볼 수 있듯 상승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늦게 찾아올 수도 있고, 또 찾아오더라도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p> <p>물론 예전보다 정보 통신이 발달하고 마켓의 유동성이 훨씬 증가했기에 대공황의 25년이나 닷컴 버블의 15년보다는 훨씬 더 빨리 찾아올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2-3년이라는 기다림은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다.</p> <p><br></p> <p>이런 시간을 버티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p> <p>1. 해당 자산에 대한 강한 믿음</p> <p>2. 오랫동안 묶어놔도 괜찮은 목돈</p> <p>3. 긴 기다림 뒤에 가격이 조금 회복되어도 HODL 할 수 있는 강한 멘탈</p> <p><br></p> <p>우리는 2-3배가 아닌 10배, 심지어 100배의 이익을 얻으려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다. 만약 2-3배가 목표라면 암호화폐보다는 차라리 훨씬 더 안전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게 정신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노린다는 것은 반대로 단기적인 변동성을 감내하고 또 버팀목에서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 될 수도 있다는 뜻도 된다.</p> <p><strong>"존버"</strong>를 믿고 믿지 않고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말로만 <strong>"존버"</strong>를 외치기 이전에 그것이 진정히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희생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또 commit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p> <p><br></p> </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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