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괴담(?)
kr·@scv·
0.000 HBD옥탑방 괴담(?)
안녕하세요. @scv입니다. 며칠 전 초인종을 누가 눌러 "누구세요?" 하니 대답이 없어 "누구세요?" 하는데... 모자를 쓴 사람이 뒷모습만 보이다가 없어지더군요. 그 이야기를 아빠가 들으시더니 "도둑이야..도둑" 하시더라구요. 설마 하면서도 왠지 찝찝하며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오래 전 일이 생각나 적어봅니다. 제가 그림 그리는 작업실을 따로 가지고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업실을 몇 군데 옮겨다녔는데 늘 별탈 없이 잘 지냈어요. 그 중 한 작업실에서 있었던 사건입니다. 원래 작업실에서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 먹고 자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보다는 작업실에서 보내곤 했죠. 주로 작업실로 얻은 장소가 지하나 1층이다 보니 좀 답답한 감이 있어 한번은 옥상 쪽의 작업실을 구했습니다. 중앙에 계단이 있고 양쪽으로 원룸형 방이 있는 쉽게 말해 옥탑방이었던 건데 옥상에서 아래를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괜찮았어요. 그 옥탑방으로 이사한 지 얼마 안 된 어느날이었죠. 작업실에 있다가 집에 잠깐 들렀는데 다시 가기가 싫어서 그냥 집에서 푹 쉬어야겠다 생각하며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이상하게 다른 작업실과 다르게 그 작업실은 왠지 자꾸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푹 쉬고 다음 날 챙길 것 챙겨서 작업실에 들어섰는데.. 특별히 작업실이 변한 건 없는데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두리번거리다 보니 침대 위의 하나 밖에 없는 창문 유리가 다 깨져있더군요. 너무 놀라서 밖으로 나가서 보니 밖의 창문 밑에 빨간 벽돌이 있고 그 벽돌로 깬 건지 유리창 파편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더군요. 더군다나 밖으로 연결된 전화선이 가위로 끊은 건지 깔끔하게 잘려져 있었죠.  넘 섬뜩해 바로 가방만 들고 일단 밖으로 나왔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잠시라도 거기에 있을 수가 없었어요. 나중에 가족들과 같이 다시 가서 작업실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방에 들어온 흔적은 전혀 없는 겁니다. 추리한 결과 계획적으로 전화선을 일단 먼저 끊은 후 유리창을 깬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안에 사람이 있나 살펴본 후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그냥 간 거죠. 그러니까 결론은 뭘 훔치러 온 도둑이 아니라 여자 혼자 쓰는 작업실이라는 걸 알고 나쁜 생각으로 들어오려 한 거라 추리했습니다. 그냥 도둑이라면 사람이 없으면 오히려 들어와서 뒤져볼텐데 전혀 뒤진 흔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당시에는 괜히 잘못하면 안 될 것 같아 그냥 넘어갔지만 제 생각에 짚이는 것이 있었어요. 같이 옥상에 위치한 다른 쪽 원룸 사람들이었는데 그 일이 터진 후 바로 그 사람들이 떠올랐죠. 제가 작업실에 이사하던 첫날 그 방 사람들을 봤는데 젊은 남자들이 여러 명 있었었요. 그 때 잠시 손님들이 온 건지는 모르지만 바쁘게 돌아다니다 마주친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 친구들이 같이 짐 정리를 도와줬는데 아무래도 그 사람들을 본 후 왠지 경각심이 생겨서 문을 잠그고 짐 정리를 하면서 수다도 떨고 있었죠. 그런데 누가 문을 두드리며 옆방이라고 하면서 망치가 필요한데 망치가 없냐고 하더라구요. 물론 있었지만 왠지 문을 열기가 망설여져 없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잠잠해지더니.. 조금 있다가 다시 와서는 이번엔 펜치가 있냐고 했어요. 그래서 다시 없다고 했죠. 그랬더니 가지도 않고 일단 문을 열어달라면서 계속 문을 두드리는 거에요. 빌려줄 게 없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일단 문만 열어보라면서 계속 가지를 않았죠. 그래도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니 결국 조용해졌는데 그 때의 기억이 그 날 바로 떠오르는 겁니다. 제가 혼자 있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래도 그 옆방 사람들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면서... 하지만 증거도 없고 의심만으로 물어볼 수도 없어서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나니 작업실에 정이 떨어져서 당장 방을 뺄 생각밖에 없었고 더이상 그런 일에 대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 날로 집주인에게 나가겠다 하고 전 짐 정리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갔고 작업실 계약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다시는 그 작업실에 가지를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 때 창문 밖에 널브러져 있던 깨진 유리조각과 벽돌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트라우마까지는 아니지만 소름 끼치던 일이라 도둑 이야기같은 걸 보거나 들으면 항상 생각이 나구요. 초인종 누르고 그냥 간 사람을 두고 아빠가 도둑이라고 하셨을 때도 이 생각이 났죠. 혼자 사시는 분들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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