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출사표[出師表]'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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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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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해 '출사표[出師表]'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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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nter>누구에게나 존대를 하고 
선생님이 되고 싶으셨으나

서울에 이발소까지 사주며(타지에서 고생할까봐) 
용돈쓰고 학교공부만 할 수 있도록
뼈속까지 교육자이신 아버지의 배려는 나몰라라
철없는 오빠의 바람난 연애질 때문에
대학공부 2년을 뒤로하고 시집간 어머니.

출근할 때마다 발길이 안떨어져
두고가면 누가 채갈까
잠궈두고 나만보고 싶었다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세상에서 제일 곱고 참한 어머니.

국민학교 겨우나온 동네아줌마들
허물없는 어느날의 종교모임
세로줄 성경한자 줄줄 읽고
들통나 동네분들 일생기면
조용히 힘이 되어주던 어머니.

볼때마다 너희엄마는 
우리엄마처럼 
테레비를 보시는게 아니라 
책을 읽고 계시는구나
친구눈에 신기했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지키라던 세가지 약속.
***
## 1 넌 사회에 나가 돈을 벌거라. 
(어떤상황에서도 당당할 수 있도록)

## 2 매순간 겸손하거라.
(누구에게나 배울점이 있다)

## 3 책읽는 일상의 남자를 만나거라.
(너를 이해하고 대화가 될것이다)
***
때문에

난 항상 집에만 오면 가방 던져놓고 
집밖엘 나갔다. 

어릴땐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 무협만화를 보며 남자를 조련하는 법을 배우고
### 기업만화를 보며 조직을 키우는 법을 배우고
### 풍자만화를 보며 시대의 진실을 배웠다.

그 와중에 80년 5월. 
광주사람은 모두 죽이라는 군정부에 맞서 
죽기를 각오한 동네아저씨 오빠 언니들에게 
어린손으로 건넨 물수건과 주먹밥의 감촉
건물옥상에 있던 군인의 총구는
불의에 저항하는
뜨거운 심장을 갖게 해주었다.

고딩시절 89년. 참교육을 외치던 
진짜선생님들이 몽땅 잘리고 
신던 더러운 쓰레빠로
여고생 뺨을 수시로 때리는 
가짜선생님만 남아
교과서로 더는 공부하지 않고
서점에서 인문학을 철학을 사회과학을 배웠다.

91년. 대학땐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다.
'군부독재 공안통치 물러가라'
강경대열사를 시작으로 김귀정열사까지
11명이 분신투신 꽃으로 산화하던 5월.
학생을 위해 써야할 등록금으로 
사학재단 혼자 배불리는 꼴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쫒기다 명동성당의 품으로 피신한 노동자를 
무시하고 쳐들어가 때려잡는 정권이 부당해서
무엇보다 거짓으로 가득찬 역사 한가운데 서서
심장이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죽을껏만 같아서
밤낮없이 토론하고 투쟁을 일삼느라
벗들을 사랑하며 살아남는법을 배웠다.

95년. 어른이 되고 회사에서 살다시피했다.
멋모르고 용기만 가상하다는 촌년취급만 3년.
문제를 해결하는 빠른방법을 찾는 신기한 재주가 있다는걸 발견한 뒤로 돈을 버는 방법을 배웠고
정의로운 사장을 위해 기꺼이 목숨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그런 사장은 없었다.
그들은 만져보지 못하던 큰돈을 벌고나니
모두 욕심에 눈이 멀고
본인이 운때를 잘 만나서라고 믿는다.
이건 진짜 아니지.
깨닫는 순간 떠났다.

15년. 비영리단체에서 참사랑을 나누리라
사회복지사가 되어 미혼모와 함께하는
종교법인에서 정신없이 땀흘려 살아보니
선한 마음 가득한 회원들 고사리 성금으로 
땅을 사고 집을 지어 떵떵거리는 눈물을 배웠다.
이건 진짜 아니지.
깨닫는 순간 떠났다.

17년.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다시 시작점에 서 있다.
탁자세개 작은식당.
세상사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게 행복한 배부름을 
나누며 살리라.

그렇게 벌고

지금까지 배운 '정의'를 실천하며
또다른 배움을 향해 나아가리라.</center>
****
제 글 보셨던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마스터님 글이죠.

금번 식당을 오픈하시며 글을 쓰셨더군요.
언제나처럼 제목따위는 달지않는 시크함과 함께 
"필요하면 갖다 써~"라고 쿨하게 말해 이렇게 갖다씁니다. 

제목을 고심하다 제갈량의 '出師表'라 붙였습니다. 
출사표는 '중국의 3대 명문'중 하나 
글을 읽은 신하들은 모두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고 하던데..
그럼 이렇게 제목을 달아놓은 나도 울어야 하는지..
***
<h3>제갈량은 
위를 토벌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고</h3>
<h3>마스터는 
맛집을 평정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네요. ㅋㅋ</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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