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홀덴의 사례와 한국GM 철수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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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eun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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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홀덴의 사례와 한국GM 철수 소식
한국에는 아마도 듣보잡 브랜드지만 GM의 호주법인 홀덴은 은근히 한국 자동차 사업과 관련이 깊다. 신진/새한/대우로 이름을 갈아타면서 70-80년대를 풍미한 로얄 시리즈를 비롯, 상당수의 쉐보레 브랜드 중형급 이상 차들은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호주 홀덴 모델을 들고와서 배지만 바꿔 단 것들이다. 


![image](https://img.esteem.ws/m5ym3nm2vq.jpg) 
![image](https://img.esteem.ws/bcgecuwgbb.jpg)

호주라는 나라가 영연방이면서도 미국처럼 대륙의 기상이 살아있는 나라이다보니, 로얄 시리즈의 원모델이기도 한 홀덴의 대표격인 코모도어 같은 녀석은 5.0L V8 엔진같은 미친 셋업을 하고선 "연비따위는 난 몰라, 오로지 힘!"을 외치는 변강쇠형 모델이었다. 재밌게도 이런 중형차 모델들이 한국에 들어가선 껍데기는 그대로 한채, 2.0엔진, 심지어는 1.5엔진을 달고 팔렸다. 비싼 대형 엔진은 포기할수 있지만 차 껍데기는 크고 봐야한다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이 고약하게 조합된 사례였지 싶다.  

한국 시장을 개무시하던 GM 경영진 덕택에 로얄시리즈는 해마다 번번히 그릴과 악세서리 정도만 바꿔달고 신모델인 척하면서 사골 우려내듯 나왔다. 결국 열심히 기술개발에 매진한 현대 소나타, 그랜저에 끝내 역전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잠시 대우가 GM을 쫓아내고 독자 경영을 했으나, IMF위기 당시 대우그룹의 몰락과 함께 다시 GM 산하로 편입되어 홀덴과의 인연이 계속된다. 호주/뉴질랜드에서 홀덴으로 팔고 있는 크루즈, 캡티바, 스파크..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된 물량들이다. 한국에서 잠시 팔던 (죽쒔던) 베리타스, 스테이츠맨같은 대형 세단들은 호주 생산 물량들이고.

호주의 자존심이자, GM 세계경영의 한 축을 맡아왔지만, GM 본사는 자동차 사업의 특수성을 너무나 잘 아는 장사꾼들이다. 관련업계 포함 수만에서 수십만명의 명줄이 걸려있는 자동차 공장의 폐쇄는 주재국 정치권에 큰 부담이다. 번번히 공장폐쇄 카드라는 북한 핵무기 쌈싸먹는 벼랑끝 전술로 호주 정부를 쥐어짜서 2조정도를 해먹더니 더 이상 우려먹을게 없다고 판단, 2017년 끝내 공장문을 닫고 먹튀했다. 그리고 똑같은 수순을 한국에서 밟고 있다.

언제건 우려먹을거 우려먹고 짐싸서 떠날 놈들은 빨리 보내는게 상책이다. 대신 상상을 해봤다. 누가 새 주인으로 들어오면 좋을까. 

머리속에 떠오르는 누군가가 하나 있다. 주문은 밀려있는데, 생산 설비가 부족해서 헉헉대고 있는 신흥 메이커. 혹시라도 얘네들 꼬셔올 수 있다면 GM 따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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