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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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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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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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우리집은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다.

어릴때부터 아파트에 살았고, 아버지는 제약회사에서 일했으며 차를 타고 다니셨다.

가지고 싶은게 있으면 몇번 떼쓰는것만으로 얻을 수 있었던것 같다.

남들처럼 유치원도, 어린이집도 다녔다.

하지만 초등학교 들어갈때 쯔음 해서 IMF가 터졌고, 가정형편은 크게 기울었다.

그때부터 부모님은 나에게 자주 이렇게 말했다.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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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기,청소년기는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급식비 지원을 받았고, 매달 신문배달을 했다.

돈을 버는게 얼마나 힘든지, 또 돈이 없다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기때문에 아끼는게 습관이 되었다.

남들 쓸때 안쓰고,

남들 살때 안사고,

남들 놀때 안놀면, 그만큼 돈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그 돈으로 혹시 다가올 어떤일을 대처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여유롭지 않으니까,

여유롭지 않은대로 그렇게 사는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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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수학여행을 가게되었다.

에버랜드로 가게 되었는데 어머니는 나에게 꽤 많은 용돈을 주셨다.

그리곤 말하셨다.

> 형준아, 이 돈 꼭 다쓰고 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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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가서 친구들이 기념품도 사고, 맛있는걸 먹을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한거였을까?

한번도 돈을 그렇게 써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을 다쓰고 오라는 어머니의 말을 지키지 못한채 수학여행에서 돌아왔다.

돌아온날 어머니는 나에게 그 돈을 다썼냐고 물어봤고, 나는 다쓰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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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성인이 되었다.

돈을 잘 쓰지 않는 성인이 되었다.

20살때는 4박 5일간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는데 총경비가 15만원이 들었고 ㅋㅋㅋㅋㅋ

군대 휴가때 5일간 전국 내일로 일주를 하는데 역시 13만원 정도 들었던것 같다.

모스크바 유학생 시절에는 짠돌이의 최고 정점을 찍었는데

기숙사비, 핸드폰비, 교통비, 식비,생활비등 모든것을 포함해서 한달간 쓴 돈이 약 25만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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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한달 생활비가 30만원이 안되었다고 해서, 지금 내가 그렇게 산다는것은 아니다.

다만 확실한것은 아끼려고 마음먹으면 정말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먹으면 최저 생활비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것. 이것은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것 같다.

그때는 그렇게도 살았는데, 그 돈의 수십배의 돈을 쓸때의 행복감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모든것은

>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이라는 부모님의 교육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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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자식을 낳게 된다면, 마찬가지의 교육을 하고 싶다.

실제로 가난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적은 돈으로 생활을 하게도 해보고,

많은 돈으로도 생활을 해보게 하여

돈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것 이라는것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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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근데 옛날에 나 수학여행갔을때 돈 다쓰고 오라 했던거 기억나? 그때 왜그랬던거야?

- 엄마는 한번도 돈을 여유롭게 써본적이 없어서 너에게는 돈쓰는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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