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단상 (2) - 자격지심과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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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tor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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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단상 (2) - 자격지심과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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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어머니가 묵주기도를 하셔서 TV를 꺼놓고 거실을 왔다 갔다 하시고 있다. 덕분에 컴 앞에 앉아 이리저리 다른 분들 글을 읽으며 얘기거리가 없나 생각해 보다 잡담이나 해보려 한다.</strong></p>
<p><strong>1)&nbsp;</strong></p>
<p><strong>자격지심이란 말이 있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호의적인, 선의의, 무의식적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공격적으로 혹은 피하면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도 이런 경우를 보인 적이 있을테고, 이런 경우를 당해본 적도 있다.</strong></p>
<p><strong>전자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내가 일이 안 풀릴 때 그랬던 것 같다. 그것도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보인 행동이 그런 적이 있다. 왜 내 말을 그렇게 받아들이느냐며 물을 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 자체도 짜증이 날 만큼 위축되고 우울해져 있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nbsp;</strong></p>
<p><strong>후자의 경우도 있다. 다행히 가까운 이가 내게 이런 행동을 보인 적은 별로 없다. 그런데 가끔 그런 경우를 당하면 그 다음부턴 마주하는 경우나 만남 자체를 피한다. 굉장히 불쾌하고 기분이 나빠 아예 그런 상황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nbsp;</strong></p>
<p><strong>그러고 보면 정말 난 이기적인 인간이다.&nbsp;</strong></p>
<p><strong>2)</strong></p>
<p><strong>난 아주 성격이 여린 사람이다.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다. 특히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상대방의 반응에 아주 민감하다. 조금이라도 나를 불편해하거나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될까봐 노심초사까진 아니라도 아주 주의하는 편이다.&nbsp;</strong></p>
<p><strong>학생들도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 분명히 있다. 학생들이야 어리니까 그냥 웃으면서 인사만 하고 지나치고, 반 배정도 다른 선생님 쪽으로 해준다.&nbsp;</strong></p>
<p><strong>성인들의 경우는 다르다. 다행히 직장에선 나와 일하면서 그렇게까지 날 싫어하는 이는 없는 듯 하다. 아마 그러면 사직서를 제출하겠지. 혹시 경제적 여건 때문에 제출못하고 전전긍긍 일하는 분이 있을까? 우리 학원에는 100% 확신하는 데 없다.&nbsp;</strong></p>
<p><strong>다만 서로 안면을 트고 알게 지내는 이들과의 관계,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는 그들이 보이는 반응 하나 하나에 아주 민감하다. 이거 병 맞다. 아주 여리다. 그리고 그 분들이 부정적인 감정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로 민감하다. 이성관계도 아닌데 그렇다. 이거 병이다. 심지어는 스팀잇의 댓글에서도 그런 반응을 느낀다. 혹시나 상대가 기분 나빠하지 않을지. 생각 없이 가즈앗을 외치는 것 같지만 나름 민감한 사람이다. 그래서 낯을 가린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낯 별로 안가린다.</strong></p>
<p><strong>3)</strong></p>
<p><strong>자기 돈 넣고 투자해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늘 힘들고, 불안한 때가 많다. 그런데 남의 돈 가지고 하는 사업은 더 그렇다. 그 남이 너무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일 경우 그 책임감은 엄청나다. 가끔씩은 불안함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사주를 본다. 긍정적인 문구에 밑줄을 치고, 토정비결에 나온 긍정적인 문구에 밑줄을 치며 스스로 자기 암시를 한다. 내가 불안감을 이기는 방법이다.</strong></p>
<p><strong>학생들 반응은 얼굴보며 수업을 하기 때문에 금방 안다. 초보 때는 상대방 반응 신경 안쓰고 그냥 수업을 진행했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지금은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바로 얘기한다. "힘들구나. 잠시 쉬었다 할까? 오늘 이 정도는 해줘야 되는데, 어떻게 하지?" 그럼 애들이 해결책을 내놓는다. 그럼 나도 답변을 한다. "나중에 욕하지마. 수업 너무 설렁설렁 날로 먹는다고." ㅋ&nbsp;</strong></p>
<p><strong>내 수업이 아닌 경우는 불안하다. CCTV를 교실마다 설치해서 보는 학원도 있다. 그건 좀 그렇다. 선생들 속박하는 것 같아 싫고, 그 시간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믿고 맡겨야 한다. 내가 채용한 사람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그건 내가 채용을 잘못한 거다. 그러니 결국은 나의 선택의 문제이고, 내가 책임질 문제이다.&nbsp;</strong></p>
<p><strong>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사업도 비지니스이기 때문에 늘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다. 평판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 늘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나 해결방법은 자기암시밖에 없다. 그리고 선생님들과의 사담을 통해 자신감도 주고 위안도 얻으며 이겨내려 한다.</strong></p>
<p><strong>&lt;맺음말&gt;</strong></p>
<p><strong>그냥 저녁에 할 일 없어 끄적여 보았다. 오늘은 아무 것도 안하고 푹 쉬려고 책을 다 학원에 두고 왔다. 내일부터 또 오전 일찍 나가서 12시간씩 밖에 있어야 하니, 오늘 남은 시간 이렇게 끄적거리며 즐겁게 보내려 한다.&nbsp;</strong></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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