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나쁜 사람들이 많았다 5부(나는 인간 샌드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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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나쁜 사람들이 많았다 5부(나는 인간 샌드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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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을 쓸 때마다 주시는 힘내라는 댓글 덕분에 오늘도 제 자신을 치유해봅니다.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

샌드백.
[명사] <운동> 권투에서, 치는 힘을 기르고 치는 방법을 연습하기 위하여 천장에 매단 모래주머니. 
라는 사전적 뜻이 있네요.

영어를 보면
sandbag
1. (홍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쌓는) 모래주머니
2. 모래주머니를 쌓다
3. (사람을) 맹공격하다
사람을 맹 공격하다는 뜻도 있네요. 샌드백은 권투에서 치는 힘을 기르고 치는 방법을 연습하기 위해 맹력하게 공격한다는 뜻이되겠네요.

### 인간샌드백의 탄생
인간 샌드백의 유례
원래도 잘 맞고 다닌 저였지만 제가 인간샌드백이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체육시간에 우리나라 전통 놀이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씨름**시간도 있었죠.
어느 학교나 운동장 구석에 모래사장이 있자나요. 샅바도 있겠다, 모래사장도 있겠다 아이들은 TV 자료화면으로 보던 씨름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지금 제3자의 입장에서 멀리떨어져서 운동장을 보면, 그때 모래먼지 먹으며 해맑게 놀던 아이들이 참 순수해보이기도 하네요.
그런데 유독 한 아이는 그렇게 몸을 쓰는 체육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저 withme입니다. 

체육활동을 하면서 한껏 오른 아드레날린을 저에게 푸는 아이들이 있었거든요. **씨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술이 뜻대로 먹히지 않자 아이들은 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처럼 모래판에서 맘대로 내던질 수 있는 아이가 없었으니까요. 몇몇 아이들은 상상속에서 쓰던 기술들을 저에게 마구 시전했습니다. 그것이 잘 먹히지 않으면 구박을 했기에 저는 원하는데로 쓰러지고 넘어져야 했습니다.

그래도 자존심이 있었는지 저도 즐기는척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한껏 신이난 아이들이 줄을 서서 저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놀이기구 처럼요**
언젠가 반에서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을 정도니까요. "예전에 withme씨름 넘기기 하던때가 제일 재미있었어!"

### 미안한데 친구야, 나는 하나도 재미가 없었어.
*그날 내 속옷에서는 모래가 끊임없이 나왔거든. 그리고 내가 그만하려고 하자 내 신발을 숨기고 모래사장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던것도 정말 유쾌하지 않았어. 울타리 밖으로 던져놔서 양말신고 교실에 들어갈때도 아무도 신발의 행방을 말해주지 않더라. 다음쉬는시간이 될때까지 난 신발 가격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 출장 샌드백
그렇게 씨름기계가 된 저는 유명세를 탔습니다. 그 당시 유행하던 것이 격투기였는데, 아이들은 책상을 앞으로 밀어놓고 교실 뒤에서 저를 상대로 격투기를 했습니다. 격투기였지만 제가 공격하는 것은 없고 오로지 공격만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조금 약한 아이들은 프로레슬링처럼 때리는 척만 했지만 아닌 친구들은 머리끄댕이를 잡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면서 격투기를 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것 같습니다. 제가 인간 샌드백으로 유명세를 탄것이. 공짜로 때릴수 있고, 선생님한테 이르지도 않으니 이보다 더 좋은 샌드백이 없었겠죠.

유명해진 저는 영광스럽게도 다른반까지 진출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를 출장 샌드백이라고 불렀습니다. 저의 전성기 였다고 까지 할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서로 저를 차지하려고 난리였으니까요. 쉬는시간, 특히 점심시간이되면 아이들은 저를 서로 데리고 가려고 팔을 당겼습니다. 
나중에 저보고 선택하라고했는데, 마음같아서는 조금이라도 약하게 때리고 착한 쪽을 선택하고 싶지만 그러면 또 그다음 보복이 있고, 어짜피 둘 다한테 샌드백을 해줘야 했기에 그냥 쌘 쪽을 선택했습니다. 나름의 생족전략이었습니다.

다른반까지 진출한 영광스러운 출장 샌드백 withme.
그만하라고, 아프다고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withme.
도움을 청할줄도, 상황의 해결할 줄도 몰랐던 withme.
나는 정말 생각없는 샌드백이었다. 맞아도 돌아고고 맞아도 돌아오는 인간 샌드백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지금 그상황으로 간다면 어떨까? 그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솔직히 장담 못하겠다. 그당시 나의 상황, 내가 수년간 겪어왔던 아픔, 괴로움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나의 한풀이 대나무숲 스티밋. 오늘도 미련했던 과거이야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세상엔 나쁜 사람들이 참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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