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30. 숙명론을 고집하는 이유.
kr·@yangmok701·
0.000 HBD인문학으로의 초대 - 30. 숙명론을 고집하는 이유.
<html> <p><img src="http://postfiles6.naver.net/MjAxNzA4MjdfMzQg/MDAxNTAzODI5NjU5Mjg4.U3rfGA7vRm1x4fgGcB89BSSxSOd6yGnvD35YBmrMds8g.ABLfbsaUssCpZ4ARyt8gwNpA-KFjrQ5odCO17inqB8wg.JPEG.pkh2432419/%EB%8C%80%EB%AC%B8%EC%9D%B4%EB%AF%B8%EC%A7%80.jpg?type=w2" width="740" height="344"/></p> <p>숙명론을 고집하는 이유,</p> <p>좋은 일이 생기면, "열심히 준비해오고 성실하게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오늘의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서 미래에도 좋은 결실을 얻도록 하자" </p> <p>나쁜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는 나의 운명이다. 나의 숙명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나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억울하기도 하다"</p> <p>이 태도가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삶에 대한 태도이다. 좋은 것은 자신의 탓이고, 나쁜 것은 불가항력적인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 참으로 모순적이고도 이기적인 속성이다. </p> <p>이 모순적인 태도 속에 숨겨져 있는 운명 혹은 숙명의 관념에 대해서, 인간의 의지가 어떻게 개입되어져 있는 것인지를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p> <p><br></p> <p>운명과 숙명, 아주 쉽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어딘가에 무겁고 암울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마도 이 단어들 속에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아니되는 초자연적인 샤먼적인 힘이 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옛부터 사람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으로 어떤 힘이나 신적인 힘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지배는 필연적인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 힘에 의하여 신상에 닥치게 되는 길흉화복을 숙명적이라고 보고, 이러한 사상을 숙명론 혹은 운명론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숙명적 원인에 의하여 현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이미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보는 숙명론은 그래서 인간의 자유의지나 자기의지에의 힘을 부정하고 약화시키는 것이 된다. </p> <p>이러한 운명론은 종교적 철학관념의 테두리 내에서, 인간이 스스로 저지른 죄에 대한 업보로 혹은 그가 행한 과도한 선함에 대한 보상으로 인식되어지기도 한다. 각 개인들의 미래의 삶이 인간의 의지와 욕망으로만 스스로 만들어 갈 수만은 없는, 어떤 예정된 외부적 힘에 의해 엄격하게 결정되어 있다는 숙명론적 사고방식은 비단 샤머니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나 이슬람교, 불교 등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종교적 사상체계 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고 있다.</p> <p> 숙명론을 수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의 원인을 그 일의 내부나 자기 자신의 행위에서 찾기보다는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운명이라는 외부적이고 자기의지와는무관하지만 또한 필연적이기도 한 외부요인들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즉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불의의 사고나 질병 재산상의 큰 손실등을 경험하게 되면 이 숙명론적인 해석은 거의 지배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p> <p>숙명론자들에게 모든 변화는 변화불가능한 어떤 초월적이고 신성스러운 율법의 표현이며, 본래 정해진 이치에 따라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순응해야 하는 것, 자연은 파괴할 수 없는 인과의 사슬이고 섭리는 그 사슬 속에 들어 있는 숨겨진 이치이기에 숙명론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함으로써 필연적으로 도덕성의 토대를 무력화한다. 숙명론이 주장하는 신성한 율법에 따르면 죄와 복의 심판 주재자는 하늘의 신이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행위에 아무런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p> <p>이렇듯 종교가 인간에게 부여하고 있는 예정설은 결국 숙명론을 말한 것이고, 철학사에 보이는 영원회귀설도 같은 형태이며, 철학자 니체의 말대로, 운명애(運命愛)와 권력에로의 의지의 주장은 한편으로는 숙명론적인 동시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초월적 지성이나 신격이 아닌 인간의지를 존재의 근본 원리나 실체라고 보는 주의(主義)이다.</p> <p>역사적으로 보면 숙명론은 반동을 억누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배자에 대하여 피지배자에게 수동적 태도를 강요하고 상황에 대하여 오로지 굴종할 것만을 요구하며, 결국 지배자의 절대 권력을 긍정하도록 유도하여 현상을 변혁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력과 종교가 결탁을 하고, 서로의 힘을 이용하여 지배력을 강화해온 이유도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p> <p>사람들에게 지배권력의 힘에 저항하지 못하도록 순종적으로 몰고가기에 정말 좋은 사상체계는 숙명론적인 이념이 가장 유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p> <p><br></p> <p><br></p> </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