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의 초대 - 96. 잭은 콩나무를 베어버린 후에 또 다른 콩나무를 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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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mok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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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의 초대 - 96. 잭은 콩나무를 베어버린 후에 또 다른 콩나무를 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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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콩나무[Jack and the Beanstalk]" 는 영국의 민화를 동화로 만든 것이다.  다른 제목으로는 "잭과 콩줄기" 혹은 "잭과 마법의 콩" 등으로 해석이 되지만, 이 민화의 기원이 옛날 북유럽지역의 신화인 하늘, 땅, 세상을 잇는 거대한 물푸레나무에 대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신화적인 민화이며, 어쩌면 북유럽지역의 바이킹 족이 잉글랜드 지역을 침략할 당시에 같이 전해져 들어온 북유럽 지역의 전설이 세월이 흐르면서 어린이용 동화식으로 변화되어서 지금까지 전해져 온 것이 아닐까 유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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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잭과 콩나무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잭에게 유일한 수입원은 소 한 마리이다. 그러나 소가 나이가 들어 더이상 우유를 만들어 낼 수 없게 되자, 잭은 소를 팔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노인을 만나는데, 그 노인은 자신이 마법의 콩을 가지고 있다며 그 콩과 늙은 소를 교환하자고 제안한다. 마법의 콩을 받아 든 잭이 집으로 돌아오지만, 잭의 어머니는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소를 팔아 넘긴 잭을 질책하며 콩알을 창 밖으로 던져버린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그 콩은 하늘까지 자라고, 잭은 그 콩나무를 타고 올라가 하늘 나라에 있는 거인의 집까지 도착한다. 거인은 낯선 이의 침입을 의심하지만 이내 돈세기에 열중하고, 이 때 잭은 몰래 금화 한 꾸러미를 훔쳐 콩나무를 타고 다시 내려온다. 이후로도 황금 알을 낳는 닭, 스스로 연주하는 하프 등 거인의 보물들을 훔쳐서 가지고 내려오는데,  이를 알아챈 거인이 잭의 뒤를 따라 콩나무를 내려오지만, 잭의 어머니가 도끼로 콩나무를 베어버리면서 거인은 떨어져 죽고 만다. 그렇게해서 잭과 어머니는 거인의 보물들을 가지고 풍족하고 행복하게 산다.


 하지만 영국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형적인 잭과 콩나무의 스토리 이외에도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비슷한 류의 잭과 콩나무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잭이 소를 콩과 바꾸어서 하룻밤 사이에 하늘까지 닿는 콩나무를 타고 거인의 집에 들어가 아버지가 도둑맞은 황금 알을 낳는 암탉과 금화 자루, 황금 하프를 훔쳐와 부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하프는 바람, 금화 자루는 비, 암탉은 태양을 상징하고 잭의 모험은 인간 생활에 필요한 것을 다시 찾아온다는 뜻의 해석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아버지가 보낸 요정이 잭과 어머니를 도와준다는 이야기이다. 잭에게 콩을 준 길에서 만난 아저씨는 돌아가신 잭의 아버지가 보낸 요정이었으며, 그 요정은 신기한 콩을 가지고 다니면서 가난하지만 착한 아이들을 도와준다고 하는 식의 스토리를 가진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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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잭과 콩나무라는 이 동화는 상당히 이상향적인 세상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어와서 현실세상에서 아주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내용을 품고 있는데, 이 동화속의 사상은 왠지 동양의 신선사상이나 이상향적인 무릉도원을 갈망하는 식으로 초월적인 삶을 동경하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의 고전소설로 비유를 한다면, 옥루몽이나 구운몽 혹은 도교의 신선사상에 입각한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는 홍길동전 등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하겠다. 

어차피 동화속의 허구이고 소설을 통한 상상이니까, 초월적인 것을 통해서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얻어보려는 인간적인 욕심을 대변하는 것들이지만, 왠지 이 안에는 정작 인간이 바라는 것은 현실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인간능력의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공상적인 소설이나 영화들 역시도, 인간이 바라는 행복한 삶의 영위를 위해서 필요한 금은보화 같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조건들을 마음껏 가져오는 것이 결코 현실적인 면에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구속의 초월적인 세상에 대한 동경을 상상으로 그려내면서 그 속에서 그 탐욕심을 충족하고 그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식의 재미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니까, 

그래서 잭과 콩나무에 등장하는 하늘에 있는 거인의 집은, 아마도 동양의 고전소설에서 이야기하는 신선의 나라 혹은 무릉도원과 같은 이상향의 세계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냥 상상속의 동경일 뿐,,, 현실에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신선들이 살고 있는 나라일 뿐, 

그런데 한국에서의 이상향 세계를 그리고 있는 고전소설 등은 그 끝맺음이 결국 현실로 돌아와서 그것이 그냥 꿈이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끝부분은 인간의 탐심과 욕심이 저급한 것이고 이루어질 수 없는 허망할 뿐이라는 교훈적 가르침을 내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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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콩나무에서는 잭의 어머니가 거인이 타고 내려오는 콩나무를 도끼로 찍어 잘라버려서 거인이 떨어져 죽어버리고 잭과 어머니는 거인에게서 훔쳐온 보석과 보물들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지만, 어쩌면 잭의 어머니가 콩나무를 도끼로 베어버린 후에도 그 콩나무를 다시 심어서 하늘나라로 또 올라가지 않았을까 라고 의문을 품어보는 것이다. 

어차피 잭과 콩나무라는 동화가 이상향적인 세상을 동경하면서, 인간의 탐욕심을 충족하고 현실적인 풍족함을 누릴 수 있도록 원하는 것을 가져오는 것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다면, 잭과 콩나무 원작 스토리의 해피엔딩  이후에도 또 다른 버전으로 개작이 되어지면서 잭과 어머니가 새로운 콩나무를 또 심어서 하늘나라로 올라가  더 많은 것을 훔쳐왔다는 스토리로도 연장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 것이다. 

어린이용 동화로 각색되어지면서 너무 지루하게 길어지는 스토리는 안될 것 같아서 그냥 1편으로만 해피엔딩 식으로 끝맺음 하고 말았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잭과 콩나무의 스토리에서 지금은 잊혀져 버렸지만 그 후속편이 실제로는 등장을 했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 후속편에서는 잭이 또 다시 새로운 콩나무를 심어서 또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새로운 보물들을 훔쳐오다 결국에는 덜미를 잡혀서 오지게 얻어터지고 쫓겨나고,또 너무 욕심을 부리다 처음에 훔쳤던 것 까지도 모조리 다시 돌려주게 된다는 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image.png](https://ipfs.busy.org/ipfs/QmX1DqtW8eYio7aL6tMrvCEoix36JzJsDyxwsv2cybEBWs)

동양의 신선사상에 입각한 고전소설들과 문학작품들의 공통점은, 끝맺음이 결국은 인간세상의 현실에 눈을 뜨고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허무한 동경심을 질타하는 식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더 많다. 그런데 서양의 유토피아적인 사상이 담긴 동화같은 소설이라고 해도 이러한 현실적인 인간세상에 대한 냉엄한 현실을 스토리의 끝부분에서는 거의 비슷하게 강조하지 않았을까 여겨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동양적 사고방식에 입각한 문학작품의 끝맺음과 서양적 사고방식에 입각한 문학작품의 끝맺음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내 머리속에서 자꾸 맴도는 것은, 잭과 콩나무의 실제 원작의 엔딩 부분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식으로 해피엔딩식으로만 끝맺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현실적으로 잭이 정신을 차리게 된다는 비극적(?)결말을 가진 스토리가 후속작으로 남아 있었는데, 서양식 사고방식에 입각한 문학가들이 어린이용 동화로 개작을 하는 과정에서 그냥 보기좋고 듣기 좋은 식으로  해피엔딩의 스토리로만 축약시켜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의문을 품어보는 것이다. 

그래서, 잭과 콩나무에서 잭은 콩나무를 베어버린 후에도 또 다시 그 콩나무를 땅에 심고 또 하늘나라에 올라가서 나머지 훔쳐오지 못했던  다른 보물들까지도 마저 다 훔쳐온다는 더 리얼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진짜로 재밌는 후속작의 원본이 영국의 어딘가에는 아직도 민화나 민담 형식으로 숨겨져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image.png](https://ipfs.busy.org/ipfs/QmP2GWniLagpws8wV5y9BSHuNhuqM2tNghKa4drEC16B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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